스크랩 / / 2023. 5. 6. 17:48

경제력 없는 이혼한 부모, 은둔형 외톨이 형제 때문에 결혼 생각 못한다는 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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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 여자 교사입니다.
감사하게도 좋게 봐주셨던 분들이 많아서 대쉬도 많이 받고 연애도 꾸준히 해왔던 걸 보면 외모랑 성격은 무난한 거 같아요.
요즘 동료 선배교사분들 결혼식 다니고 남편분들 보면 다들 멋지시고.. 부럽다는 생각이 드는 거 보니 결혼하기 싫은 건 아닌 것 같으면서도 참 슬프네용
중고등학생 미성년자때부터 난 결혼은 못하겠구나.. 만약 하더라도 그럼 내 주변 모든 사람이 힘들어지겠구나라는 생각을 달고 살았어요ㅠ

1. 유년시절 가난함 (바퀴벌레 나오는 투룸에서 네가족, 수급자)
2. 친부 폭력적 친오빠 때리고 유리깨고 물건 던지고
3. 친부가 몸이 갑자기 안 좋아지셨어서 경제활동을 못했음. 고졸인 어머니가 식당일로 외벌이. 친부 의처증 심화, 병적인 집착
4. 친부가 어머니한테 칼부림하고 자살소동으로 어찌저찌 이혼

5. 친오빠는 고등학교 검정고시. 이런 저런 시도는 하나 반 년 이상 유지 못하고 계속 일 관둠. 코로나시절 3년 동안 집에서 게임만 하고 틀어박힘. 지금은 일용직 하는 중. 3금융에서 돈은 빌려서 어따 쓴 건지 모르겠지만.. 이래저래 어머니가 몇 번 갚아주고 지금은 잠잠한듯. 저런 친부 밑에서 정상적 성장이 불가했을 것이기에 지금은 이해함. 그러나 어머니가 많이 미안한지 오빠가 30살 될 때까지도 일 하나 꾸준히 제대로 못하고 구직도 안 하고 엄마돈으로 매일 치킨뜯으면서 방에만 있어도 암 말 안 하고 지켜봐주심..

6. 장애있어서 시설에서 자라는 친동생 있음. 어머니 경제능력 상실하시면 동생 요양도 내가 책임져야할듯 싶음

7. 친부랑 이혼한지 10년 넘었는데 아직도 나한테 연락옴.. 현재 알콜중독에 일용직하심. 늘 나 때문에 산다. 나 아니면 죽을거라고 계속 말씀하셔서 연락 가끔 드리고 만나드렸는데 그럴때마다 내가 너무 힘들어서 현재는 일방적으로 연락 끊은지 1년 정도 됨. 친부와의 관계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상담도 다녔었는데, 상담사가 보기에도 정상적인 아버지의 사랑의 범위에서 벗어났다고 하더라. 근데 어제까지도 전화랑 문자옴. 법적인 가족관계(자녀관계)는 아직 있으니까..(엄마랑 이혼한거지 내 가족증명서 떼면 친부 이름 나와있음) 아버지 부양도 나중에 내가 해야하겠죠

8. 나도 초등학교 졸업때까지는 친부랑 살아서 힘들었지만 중고등학교 시절엔 친부랑 살지 않았고, 오빠는 저러고 있고 동생은 장애있고 평생 그러고 살아온 어머니가 너무 불쌍하다고 느껴짐. 적어도 짐은 되지 말아야겠다 생각해서 학원이나 과외같은 거 안 받고 중상위권 정도로 꾸준히 공부함.

9. 어머니 류마티스관절염 있음. 현재는 (기업 직원)식당일 하심. 다니는 병원에서도 이건 일 그만두셔야한다고 할 정도로 관절이랑 몸 상태가 안 좋음.. 나 대학 졸업하면 그만하신다더니 막상 졸업하니 그래도 돈 벌 수 있을때까지 벌어야지 일 안 해도 아픈 건 똑같다고 일다니심.. 염증기때는 조금만 움직여도 아파하시는데 출근한다고 아침6시에 일어나서 출근하심..

10. 지금 사는 집은 LH전세? 그런 거여서 가진 보증금은 없이 빌라 2.5룸 전세로 살고 있음. 아직까지도 친부랑 살 시절 있던 빚 다 못 갚음. 집도 당연히 없음. 나도 아직 학자금 다 못갚음..

11. 나는 저런 상황에도 날 죽이거나 버리지 않은 친부에게도 감사함. 어머니 또한 오빠랑 나, 동생 버리고 도망가고 새 삶 살 수 있었는데 자신을 갈아서 우리를 지켜온 어머니가 대단하고 존경스럽고 죄송함. 평생 엄마를 위해 살고 싶다고 생각함

12. 어머니는 좋은 사람이 찾아옴. 장애도 있고 방황하는 다 큰 애도 있는 애 셋 딸린 빚있는 이혼녀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주고 지지해주실 정도로 멋진 새아버지가 있음. 나 고등학교 졸업하고 결혼하심. 지금 나도 새아버지 너무 존경하고 사랑함. 머리검은 자식 거두는 거 아니라는 말 있는데 나는 몰랐지만 연애하실때부터 경제적으로 많이 지원해주신걸로 앎

13. 현재 나는 밖에서 보기에는 집에서 엄청 공주님에 사랑받고 자란 막내같다는 얘기 많이 들음. 현재 우리 집 너무 화목하고 행복함.

자신의 인생 없이 평생 희생만하고 고생만 한 엄마를 위해 살고 싶음.. 사회생활하다 제게 결혼생각 물을 때마다 엄마랑 결혼할거라고 농담하는데 사실 반은 진담임..

14. 정리?
친오빠는 언제 정신차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큰 기대는 안 함. 정신병 없이 혼자 자기 밥벌이 하고 살면 됐다 싶음.
근데 어찌됐든 결국 자가집도 없는 어머니, 계부 부양은 내가 해야할거고.
법적인 친부인 아버지도 결국 내가 부양의무자이고,
동생도 부모님이 경제능력 잃으시면 내가 책임져야하고 도망가거나 떠넘길 생각도 없음
간단히 객관적으로 써보려 했는데 구구절절 길어졌네요.

밖에 나가면 누구한테 난 결혼생각 없다고 하지만 사실 하고싶은데 못하는거고..
난 어머니처럼 희생할 자신 없고 아이 잘 키울 자신 없어서 애 낳기 싫다고는 밖에는 그렇게 말하지만
사실 부모님께 평생 지원하며 살게될 거 같은데 이런 상황에 애 낳는 건 지옥이나 다름없고 그러네요.

이런 내가 결혼하고싶다 느끼는 건 사치겠죠,,


[Blind]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 보셨어요?
저는 결혼 안(못) 하는 게 맞겠죠? (블라블라)
https://kr.teamblind.com/s/OCWxiRhC

블라블라: 저는 결혼 안(못) 하는 게 맞겠죠?

20대 중반 여자 교사입니다.감사하게도 좋게 봐주셨던 분들이 많아서 대쉬도 많이 받고 연애도 꾸준히 해왔던 걸 보면 외모랑 성격은 무난한 거 같아요.요즘 동료 선배교사분들 결혼식 다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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