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 / 2023. 3. 1. 10:16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불황의 선행지표인 이유-오건영, 미국채, 단기=예금금리,장기=대출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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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에세이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불황을 부르는지에 대한 말씀을 드린다고 했었죠. 이게 참 내용이 쉽지 않은데요..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다루고 지나가야 하겠죠?^^ 천천히 진행해보겠습니다.

단기 금리와 장기 금리… 일반적으로 단기보다는 장기 금리가 높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랜 기간 돈이 묶인다는 그 짜증.. 그리고 오랜 기간 돈을 돌려받지 못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들… (떼일 위험들) 이런 것들이 장기 금리를 단기 금리보다 높이곤 하죠. 단기 금리보다 장기 금리가 높기 때문에 미국의 시중은행들은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서 장기로 대출을 해주곤 합니다. 단기 자금 조달에는 초단기 자금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 뿐 아니라 예금, 혹은 채권의 발행 등이 해당이 되겠죠. 그리고 이렇게 단기로 조달한 자금으로 장기 대출을 해주죠.

엥? 그럼 은행이 단기로 빌린 돈이 만기가 돌아오면 어케하지? 그렇게 빌린 돈은 장기 대출로 빌려줘버렸는데.. 라는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단기로 만기가 돌아오면… 또 채권을 발행하거나 예금을 다시 땡기면 되죠.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요… 대출을 받았는데 만기가 돌아온다고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연장 … 연장.. 해버리면 되죠. 은행이 예금을 땡기는 파워가 있다면 단기로 자금을 땡겨서 장기로 대출해주는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

단기 금리가 낮고 장기 금리가 높다면… 2년 국채 금리(단기금리 대표)가 3.5%이고.. 10년 국채 금리(장기 금리의 대표)가 4.5%라면.. 은행은 3.5%에서 돈을 빌려서 4.5%에 대출을 해주는 겁니다. 그럼 그 사이의 마진인 4.5%-3.5%=1%를 먹게 되겠죠. 그런데요.. 만약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이 나타나게 된다면?? 네.. 지금 상황을 대입해보면요.. 지금 미국 2년 금리는 4.8%정도 됩니다. 10년 금리는 3.9%정도 나오죠. 그럼 미국의 은행들은 4.8%에 돈을 빌려서 3.9%에 대출을 해주는 거죠. 와… 그럼 대출 해줄 때마다 4.8%에 빌려서 3.9%에 대출해주니.. 0.9%만큼의 역마진이 발생하게 되겠죠. 그럼 역마진이 나는 대출을 은행이 계속 해주게 될까요? 네버입니다. 그래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이 되면 은행들의 대출이 줄어들게 되면서… 실물 경제에 유동성이 시차를 두고 조금씩 말라갑니다. 그럼 약한 고리부터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경기가 둔화되기 시작하죠. 그래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이 되면 그 이후 1년 정도 지나서 어김없이 경기 침체가 찾아온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그런데요.. 최근에 얘기가 조금 달라지고 있죠. 코로나 사태 이후 대규모 양적완화를 해주게 되면서 은행들의 현금이 넘쳐납니다. 넘쳐나는 현금을 은행들은 중앙은행인 연준의 당좌 계좌인 지급준비금에 박아두었죠. 그래서 지급준비금에 돈이 엄청나게 쌓이게 됩니다. 그럼 은행이 굳이 돈을 빌려올 필요가 없죠. 대출해줄 돈은 충분합니다. 그럼 단기로 돈을 빌려서 장기로 대출해주니 생기는 문제가 장단기 금리 역전의 핵심인데.. 단기로 돈을 빌릴 필요가 없는 거쟎아요? 그럼 문제가 전혀 생기지 않겠죠. 그래서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기사 인용합니다.

“역사상 가장 신뢰받던 경기 침체 지표인 수익률 곡선(일드 커브) 역전이 더 이상 선행 지표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는 늘어난 은행 준비금이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마켓인사이더가 보도했다.

통상적으로 채권 시장에서 단기물 금리가 장기 금리를 추월할 때 투자자들은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해석하지만 이 논리가 점차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셉 칼리쉬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 수석 글로벌 거시 전략가는 "은행의 많은 준비금 덕분에 수익률 곡선 역전에 따른 큰 손실을 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은행이 예금을 통해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 장기로 대출을 운용했으나, 수익률이 역전될 경우 예대마진이 축소돼 재앙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은 보유고를 크게 늘려야 했고 이는 현재 역수익률 곡선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게 칼리쉬 전략가의 분석이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풍부한 준비금 체제에서 은행도 많은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은행들은 준비금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에서 차입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연합인포맥스, 23. 2. 22)

앞의 설명을 충실히 읽으셨다면 위의 인용 기사가 술술 읽히실 겁니다. 두번째 문단을 보시면… 은행이 단기로 자금을 빌려서 장기로 대출해주니 문제가 생긴다는 얘기를 하고 있죠. 마지막 문단에는 은행들은 보유고가 많으니.. 즉, 지급준비금에 현금을 많이 쌓아두었으니 높은 단기 금리로 굳!이!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재앙적 결과를 만든다는 로직이 작동하지 않겠죠. 이어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불황을 설명한다는 이론을 처음으로 제기했던 하비 교수라는 분도 이렇게 인터뷰를 합니다. 보시죠.

“장단기 금리 역전을 미국 경제 성장과 처음으로 연관시킨 캠벨 하비 듀크대 교수도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하비 교수는 1986년 시카고대에서 발표한 논문에서 경기 전망에 해당 지표를 처음으로 도입했으나, 최근 경제 연착륙 가능성을 강조하며 장단기 금리 역전이 '거짓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비 교수는 지난해 12월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경기 침체를 예상하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할 것"이라며 "이번 상황은 다르다"고 말했다.”(연합인포맥스, 23. 2. 22)

오리지널이 이렇게 얘기하니까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ㅎㅎ 그런데요.. 이렇게 생각해보죠. 은행의 지급준비금이 계속해서 넘쳐난다면 이 주장이 맞을 겁니다. 그런데 만약 은행의 지급준비금이 꾸준히 줄어들게 된다면… 그래서 은행들이 단기 자금 시장에서 추가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문제가 다시금 벌어진다면… 그렇다면 장단기 금리 역전의 로직이 다시 한 번 워킹할 수 있겠죠.

지금 연준은 지난 해 하반기부터 양적긴축에 돌입했습니다. 양적완화는 은행의 지급준비금을 확대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반대로 양적긴축은 지급준비금을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되죠. 그리고 초단기 금리가 더욱 높아진 만큼 MMF 금리의 매력이 높아진 바 미국의 시중 은행 예금보다 MMF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MMF로 자금이 몰려 나가기 시작하면서 시중은행의 지급준비금이 줄어들고 있죠. 미국 상업은행의 지급준비금은 4.5조 달러 수준으로 피크를 기록한 후 현재 3.5조 달러 밑으로 내려왔습니다. 여전히 많은 것은 맞지만.. 지급준비금이 더 줄어들게 된다면(연준 이사 중 한 명인 월러는 2.5조 달러 수준까지 줄이는 게 적절할 것 같다는 얘기를 한 적 있죠) 장단기 금리 역전의 시그널이 다시금 의미를 갖게 되지 않을까요.. 물론 그 지급준비금의 레벨이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

다른 하나를 말씀드리면요… 미국의 대형은행들과 중소형은행들의 체력은 사뭇 다릅니다. 풍부한 초과 지급준비금을 갖고 있는 쪽이 대형은행이고 중소형은행들은 그만큼의 현금을 보유하지 못한다면??? 네.. 중소형 은행들은 장단기 금리 역전의 타격을 받게 되겠죠. 총합이 아닌 각론으로 보면 불안 요인들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해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였던 에스더 조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중소형 지방 은행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이를 막아주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주장을 펼쳤던 바 있죠.

세상이 바뀐 만큼.. 과거의 이론이 미래에도 그대로 작동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장단기 금리 역전보다는…. 그 말이 더 무서웠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다르다(This time, it’s different)”죠.. 앞서 인용해드렸던 하비 교수의 인터뷰 마지막 문장을 재인용하면서 오늘 에세이 줄입니다.

“하비 교수는 지난해 12월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경기 침체를 예상하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할 것"이라며 "이번 상황은 다르다"고 말했다.”(연합인포맥스, 23.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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