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와 대척점에 서있는 세계적 석학 데니스 노블 교수는 이기적 유전자 이론을 반박하며 유전자는 도구일 뿐이고 생명을 어떤 단일한 구성체가 아닌 만물의 상호작용으로 해석한다. 그는 기계적 생물학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이론은 ‘시스템 생물학’이라 부르는데 처음에는 학계에 비웃음을 샀었다. 이기적 유전자 이론이 학계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다. 2022년에 열린 리처드 도킨스와의 공개토론은 정말 대단했었다. 아무튼 오늘 데니스 노블의 글을 읽다 그가 그의 시스템 생물학 이론을 정확하게 표현한 시 한편을 추천했다. 놀랍게도 세익스피어도 괴테도 아닌 원효대사의 시다. 그는 이 시를 보고 한자를 공부했을 정도로 경탄했다고 한다. 이것은 마치 운명과도 같아서 2023년 데니스 노블은 한국으로 사찰 여행을 와, 최고의 스님 다섯분과 대화를 나누었다.
읽어보니 이 시 한편에는 아리스토텔레스, 아인슈타인, 하이데거, 베르그송, 샤르트르, 비트겐슈타인이 다 들어있다.
과일과 씨앗은 같지 않다.
형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둘은 다르지도 않다.
과일과 씨앗은 소멸하지 않는다.
과일은 씨앗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씨앗이 과일 안으로 들어간 것은 아니다.
씨앗은 과일의 상태가 되었을 때는 존재하지 않는다.
과일은 씨앗을 소멸하게 하지 않는다.
과일은 씨앗의 상태일 때는 존재하지 않는다.
둘 다 들어가거나 소멸하지 않으니 발생하는 것도 없다.
둘 다 영원하지 않고 소멸하지 않으니 끊임이 없다.
끊임이 없으니 비존재는 공언할 수 없다.
존재와 비존재 양변으로부터 자유로우니,
존재한다, 혹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규정할 수 없다.
중도에 부합하지 않으니,
존재한다, 혹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규정할 수 없다.
따라서 네 가지 관점으로부터 자유롭다 규정되며
언어적 표현으로부터 단절된다.
-원효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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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이미있는것을 써 먹지도 못 하였네요. ㅎㅎ .아니구나....제대로 쓰였으니 이젠....으랏차차차차~~~~ 이 글의 핵심 논리는 원효대사의 저술 중 가장 중요하게 평가받는 다음 문헌들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대승기신론소(大乘起신論疏)』 및 『별기(別記)』: 대승불교의 핵심 철학을 정리하며 '일심(一心)', '이문(二門)', '삼대(三大)'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와 같은 논법이 등장합니다.
『금강삼매경론(金剛三昧經論)』: 원효대사가 무애(無礙)의 경지를 설명하며 존재의 생멸(生滅)이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음을 논증할 때 유사한 비유를 사용합니다.
2. 글의 철학적 배경: 중도(中道)와 연기(緣起)
이 글은 불교의 핵심 논리인 '팔불연기(八不緣起)'를 과일과 씨앗의 관계로 쉽게 풀이한 것입니다.
불일불이(不一不異): 씨앗이 곧 과일은 아니지만(형태가 다름), 씨앗 없이 과일이 있을 수 없으므로(원인과 결과) 둘은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닙니다.
불생불멸(不生不滅): 씨앗이 사라져서 과일이 되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흐름 속에 있는 것이기에 '새로 태어나는 것'도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없습니다.
이언절진(離言絶眞): 존재를 '있다' 혹은 '없다'라는 극단적인 언어로 규정할 수 없기에, 결국 언어의 길이 끊어진(언어도단) 자리에서 진리를 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3. 구조적 특징 (사구부정, 四句否定)
글의 후반부에 언급된 "네 가지 관점으로부터 자유롭다"는 표현은 인도 용수 보살의 중관 철학에서 온 사구(四句)를 의미합니다.
존재한다 (有)
존재하지 않는다 (無)
존재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기도 한다 (亦有亦無)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非有非無)
원효대사는 이 네 가지 극단을 모두 부정함으로써 어떤 고정관념에도 얽매이지 않는 무애(無礙)의 경지를 꼭찝어 또렸하고 야무지게 강조했습니다....이게 바로 어짊이겠어요. 새 봄이 옵니다. 강건하시길요. 새로 다시...하고 되고 다워 될 때까지..... 아름에서 다움 사이.비롯에서 마침사이....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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