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때부터 학교와 집의 거리가 꽤 멀었던 저는 자전거를 타고 다녔습니다. 대학교 2학년을 정리해갈 때쯤 주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강방천씨의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주식은 주변을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더군요. 그래서 전 그때 삼천리자전거라는 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는 유일한 자전거 기업이었기 때문입니다. 또 상장된 유일한 자전거 기업이기도 합니다. 당시가 2006년도 말이네요.
Andrieu Lecondeguy by andy_c
그 당시 책을 뒤져서 알게된 지식으로 삼천리자전거의 제무재표도 분석해 봤습니다. 몇년째 순이익을 내고 있었습니다. 삼천리자전거를 분석한 리포트도 봤었는데, 선진국의 사례를 볼때 앞으로 자전거 보급률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 했습니다. 국내자전거 보급률이 유럽이나 미국, 일본에 비해서 턱없이 낮은 수준인데, 앞으로 이들 나라 만큼 높아지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주식계좌를 트고, HTS를 배웠던 저는 삼천리자전거를 매입했습니다. 2000원에 한 10주 샀었던 것 같네요. 학생 신분이라 돈도 없었고, 막 배우기 시작한 단계였기 때문에 많은 돈을 투자할 순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로 삼천리 자전거의 주가는 계속 떨어졌습니다. 무려 1700원까지 떨어졌었죠. 불과 1~2달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투자한 돈은 고작 2만원이었지만, 기분이 정말 나빴습니다. 제가 가치평가를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후 다시 2000원을 회복했을때 저는 바로 팔아버렸습니다.
현재 삼천리자전거의 주가는 지난 금요일 기준으로 34,500원 입니다. 제가 전에 샀었던 가격에 17배가 오른 가격입니다.;; 제가 아직까지 그때 샀던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2만원이 34만5천원으로 불어나있겠네요. 하지만 이렇게 되긴 힘들었을 것입니다. 많아봐야 고작 4000원 정도 올랐을때 다 팔아버렸을 테니까요. 물론 실제로는 더 일찍 팔아버렸지만 말이죠.;; 아니 이건 중요한 얘기가 아니고,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현재의 삼천리자전거 주가는 매우 비정상적이라는 것입니다. 주가 34,500원에서의 삼천리자전거 시가총액은 3,450억입니다. 하지만 작년 당기순이익은 4.9억입니다. 최근 5년간 가장 많았던 순이익을 찾아봐도 50억을 넘지 못합니다. 그러고 보니 그때는 참좋은레저가 삼천리자전거 안에 있던 시기군요. 기업분할하기 전 이야깁니다. 기업분할이 된 이후로는 28억이 최고 수치네요. 그런데 이런 기업이 지금 3,450억이랍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을 한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매출이 10배로 뛸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정부가 지원한다고 해도, 정부가 직접 자전거를 사주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갑자기 하나씩 자전거를 더 사게되는 것도 아닐텐데, 왜 이렇게 호들갑인지 모르겠습니다.
작년에도 자전거 도로 이야기가 나올때 7천원까지 올랐었습니다. 그때도 비싸다 생각하면서 다시 2천원으로 떨어질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었는데 오늘날 이렇게 되니 괜히 트집만 잡게 되는 군요. 하지만, 현재 삼천리자전거는 지나치게 고평가 된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윌리엄 오닐이 이런말을 했었죠. 실적을 확인한 뒤에 투자를 해도 늦지 않다고 말입니다. 지금의 삼천리자전거를 보면서 딱 이 말이 생각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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