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 / 2023. 4. 13. 07:11

남편한테 서운한, 불행한 전업주부 -네이트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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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전업주부로
아빠를 휘어잡고 사는 엄마를 보며
전업주부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거구나 하고
뇌리에 박혔어요.
아빠의 모든 수입을 엄마가 관리하시고
집에 융통되는 돈은 다 엄마 관리하에 엄마 허락하에
사용되었죠.


그래서 저도
돈많이벌고 나를 위해 희생하는 남자를 만나 사는게
당연히 제일 행복한 삶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멍청하게도
대학 멀쩡히 나왔지만 졸업하자마자
나 좋다고 울고불고하는 돈많이 버는 남자 만나
결혼한지 12년 째
외동 딸아이 하나 두고 살고 있어요.

아이낳고 한 5년까진 너무 좋았어요.
사랑받고 사랑하고 예쁨받고 예뻐해주고
내 가족을 바라보고 사는 삶.
월 500정도 생활비 받아 아주 넉넉했어요.
엄마처럼 가정 내 경제를 돌리기엔 제 능력이 부족하다 생각해
처음부터 저는 생활비를 받고 남편이 운용하기로 했죠.

그런데 사람 마음이 어떻게 한결같겠어요
뜨겁고 예쁘기만했던 우리사이는
편안하고 당연한 사이가 되고 점점 개인시간이 늘어났어요.
사랑하지 않는건 아니지만 예전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
남편은 누구보다 다정하지만
저부터도 남편에 대한 감정이 신혼같지 않기에 이해해요.

그런데 그렇게 느낀 순간부터
남편이 제가 쓰는 돈을 아까워하는 걸 느꼈어요
딸아이에게 쓰는 돈은 몇백 몇천도 아까워하지 않지만
묘하게 제가 쓰는 돈은 아까워하는 느낌?
얼마 전 저희 부모님 여행을 보내드렸는데(시부모님도 보내드림)
저에게 직접 말하진 않지만 아까워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오늘 남편출근하고 아이 학교가고 앉아 곰곰히 생각해보니
서운함보단 서러움이 다가오더라고요.
내가 바보였구나..

남편하나 믿고 내 인생 맡기기에는
그사람의 감정하나에 내 인생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참 서러운 일이네요
나는 왜 이렇게 살아왔나.

남편이 만약 나에 대한 맘이 다 식으면
그는 마음이 식고 와이프가 없어지는 것 뿐이고
다른 와이프로 대체할 수 있겠지만
나는 생존이 불가능하겠구나.

그러고 옛날을 돌이켜보니
어린 눈엔 아빠를 휘어잡고 강해보이기만 하던 엄마도
사실은 아빠가 가정을 버릴까 막연히 불안해서 더 그런거고
(바람피시지도 않고, 도박, 술 안하시는데도)
결국 아빠 은퇴 후엔 두분 감정 상하셔서 별거 중 이시거든요.


결국 남편도 남이고
남의 돈으로 내 가정 영위하는 건 ( 우리 가정이지만 남편 가정이기도 하고 저의 가정이기도 하죠)
내 모든 권리를 그사람 종속하에 두는거였네요
세상에 정말 공짜는 없는거였어요^^;

그 사람이 마음 변하면 내 인생이 없어져버리는 삶.
바보같이 이런 삶을 살았어요.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평생 호의호식하는 삶일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제 삶은
남편이 다른사람을 좋아해 바람나거나
단순히 혼자살고싶단 마음에 저를 내치면


제 인생자체가
박살나는 최약체의 인생이었어요.


지금이라도 저..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이혼하겠다는 게 아니라
단돈 몇푼을 벌어도
누군가로 인해 제 인생이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고 싶어요.

예체능 대학 졸업 후 12년간 경력이 1도 없는 아줌마는
어디에 취직할 수 있을까요.?

베플ㅇㅇ|2023.04.06 11:46
결혼을 해도 항상 마인드가 내 삶의 운전대는 내가 쥔다. 라는 마인드로 사는것이 좋음. 그건 책임이 막중하고 숨막히지만 한편으로는 자유를 줌. 꼭 돈이 되는 일이 아니더라도 본인이 할 수 있는 좋아하는 일을 찾는것이 중요함. 돈을 떠나서 자존감의 문제임.

베플ㅇㅇ|2023.04.06 19:57
근데 또 맞벌이하면 그것만큼 억울한게 없죠 맞벌이하면 그냥 여자가 돈만 더 버는거지 집안일 육아 대리효도 다 여자 몫입니다...거기다 애낳는건요? 여자 몸 갈아서 남자 성 가진 애 낳아서 남자쪽 대 이어주는거예요....진짜 누누히 이야기하지만 여자들 정신차리고 결혼은 앵간하면 안하는걸 무조건 기본값으로 삼으세요

베플ㅇㅇ|2023.04.06 17:06
글쓴님 댓글들 너무 부정적이에요. 매몰되지 마세요. 노력하고, 찾는자에게 길이 있습니다 분명히 있어요. 그냥 경제력 갖추는것에서 나아가 더 성공하실 수도 있어요. 저희 엄마도 전업 하시다가 잘되던 아빠 사업 망하고 50넘으셔서 일하러 나가셨어요 이제 60가까이 되셨는데 항상 말씀하세요 진짜 우물안 개구리였다. 40대까지만해도 이미 늦었다 생각했는데 50넘어서 나와보니 그래도 할 게 많았고 그리고 지금 더 지나고 보니 다 할 수 있었겠다... 한계짓지 마시구 한 걸음 떼보세요! 아직 젊으세요 지금이라도 마음 먹으신거면 정말 잘하신거에요 응원합니다 !

베플남자ㅇㅇ|2023.04.06 16:08
일단 고용센터에서 내일배움카드 신청해보십시오.. 그리고 그동안 직업들을 한번 봐 보세요.. 그리고 주변의 직업교육기관들도 한번 봐 보세요.. (아마 다른일을 안 하셨다면 좀 힘이 들지라도 음식과 관련된 기관부터라도 한번 해 보셨으면...) 물론 본인의 생각과 잘 맞는 곳이 있으면 더욱 좋을 것 같으시네요.. 아직 30대일것 같은데 정상적이라면 가야할 시간이 많습니다. Fighting 하세요..

베플ㅇㅇ|2023.04.06 16:14
전업주부의 글에 왜 파란딱지들이 더 신나서 악플달고 난리일까?

찬반ㅇㅇ|2023.04.06 19:10전체보기
이거를 왜... 이제서야 깨닫는지 참 궁금하고 이해가 안가요. 아직 결혼 전 20대인 저는 여자도 능력이 있어야 하고, 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이 있으며 경제권을 나름 쥐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에도 돈 많은 남자만나서 일 안하고 싶은 친구들 많아서 좀 놀랐어요. 내 인생 끝까지 생활비 다 지원해주며 사랑한다고 영원히 속삭여줄 남자가 솔직히 어디있겠습니까


https://m.pann.nate.com/talk/369774056

전업주부가 행복한 삶이 아니었네요. | 네이트 판

어릴적 전업주부로 아빠를 휘어잡고 사는 엄마를 보며 전업주부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거구나 하고 뇌리에 박혔어요. 아빠의 모든 수입을 엄마가 관리하시고 집에 융통되는 돈은 다 엄마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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