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한 일 했으니까 간밤 현장에서의 일을 시간 순으로 복기.
12월 3일
22:42 이제 자야지~ 하며 안방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대통령,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을 들음.
22:43 자려고 누운 남편에게 비상계엄이래! 하고 소리지름. 그와 동시에 '국방장관,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 개최' 속보를 봄. '어? 군에서도 지금 알았나?' 싶어짐
22:50 민주당 당직자들 소집한다는 소식 들음
22:54 '한동훈, 계엄 막겠다' 발언한 속보 봄
23:05 유튜브에서 오마이티비 라이브를 봄. 국회를 경찰이 둘러싸고 있어서 민주당 의원들 월담 중인 걸 시민들이 돕고 있었음.
23:10 국회의원들이 최소한 150명 이상 진입해야 하고, 사건발생 초반에 일반시민들이 최대한 많이 모여 국회를 둘러싸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 서서 남편과 국회 가기로 함. 어차피 집에 있어봤자 손톱이나 물어뜯으며 방향 가닥 잡힐 때까지 잠 못잘 거 뻔한데 그럴 거면 머릿수라도 채워줘야지 싶었음. 검정옷, 신분증, 핫팩, 그리고 발목 잡아주는 뛰기 편한 신발 신고 나섬.
23:40 공포조성용으로 과거 탱크 사진을 지금인 것처럼 뿌리는 등 가짜뉴스가 나돌기 시작. 오는 길에 수방사가 있어서 그 앞을 지나서 와봤는데 수방사 앞은 별 움직임 없었음.
23:47 민주당에서 문자받음. 당원들 국회로 와달라는 내용.
23:50 여의도 한강공원 주차장에 도착. 데이터 확인해보니 통신 이상 없었음. 통신 못 끊었군 판단. 친구에게 내일 아침까지 내가 연락이 없으면 우리 집에 가서 강아지 좀 봐달라고 부탁함.
23:53 군용헬기 3대가 국회로 향하는 걸 찍음
24:00 국회 주변에 일반차량이 많이 보여 당장 육로로 군이 들어오긴 어렵겠구나 생각함. 수방사, 방첩사는 계엄 자체를 잘 몰랐다는 이야기가 들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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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일이 되었음... 윤석열 미친 놈아 크리스마스 즐기고 있어야 하는데 이게 무슨 개짓거리냐 진짜
00:04 군용헬기 3대 추가로 옴
00:06 특전사 국회의사당 진입. 국회 경호과 방호과 직원들과 민주당 당직자 보좌진 그리고 기자들이 함께 막고 있다는 소식 들음. 헬기는 그 뒤로 계속 들어옴.
00:20 군인들 정문 진입 시도 시민들에게 막힘. 후문으로 공수부대 진입한다는 소식 및 군인들이 본청 출입문 봉쇄 중이란 소식 들음.
00:25 '우원식 국회의장, 본회의 착석' 속보 뜸
00:30 후문으로 이동, 후문에 사람들 모임. 수방사에서 버스 서너대가 출발했다는 소식을 들음.
00:33 '국회 본회의 시작'
00:39 군인들이 본청 유리문깨고 들어가기 시작했단 소식 들음. 여기서부턴 시간 싸움이라 개쫄리기 시작함. 경찰이 문마다 다 막고 있는데 이거 문 뜯고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 들기 시작함.
국힘 의원들은 지들끼리 당사에 모여있단 소식 들음.
00:42 우원식 국회의장 본회의장 발언 들음 "계엄법 4조 1항에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을 때에는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해야 한다. 그러나 국회에 통고가 없었기 때문에 대통령 측의 귀책 사유. 그러니 그냥 진행하겠다."
00:43 국회의사당 본청 밖에서 군인들이 빙빙돌며 진입할 곳 찾는다는 소식 들음
00:49 "지금 군인들이 본청 회의장 문을 두드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국회는 법 절차에 따라 처리해야 함.
헬기는 계속 선회 중이었음
00:52 로텐다홀에서 비서진이 소화기를 뿌리며 진입시도 계엄군과 대치하고 있으며, 계엄군이 의장실과 비서실까지 진입했다는 소식 들음. 헬기가 추가로 옴.
00:56 '김동연 경기도지사, <비상계엄에 따른 경기도청 폐쇄 요청> 강력거부' 속보 뜸
00:58 군인 "여러분(진입 막는 사람들)이 반역하시는 거라고요, 지금" 발언함
01:00 '국회, 비상계엄 해제요구결의안 가결' 소식 들음
01:05 대통령 공식해제 전엔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원들 선언. 군인들 나오는 거 확인해야 한다고 시민들끼리 소리지르며 기다리자고 서로 독려. 여기서부터 대통령이 해제 안하고 군인이 안나오거나 재진입한단 소식 들리고 핸드폰 안 터지면 진짜 도망쳐야 한단 생각하며 더 긴장함. 경찰들도 나가는 것 같아 보였는데 더 옴.
01:20 SNS에서도 사람들 안 자고 지켜보며 이래서 민주화 경험있는 국회의원들을 앉혀놔야 한다는 공감대 형성되었음... 준석아 니는 사람들 국회 앞에서 군인 막고 있는 시간에 뱃지 단 놈이 페북에서 '혼이 비정상, 매를 벌여요' 이딴 커뮤에 찌든 하남자같은 소리나 하고 82세 박지원도 담을 넘었는데 뒤늦게 와서 문 앞에서 문 열라고 호통이나 치는 쇼 했다며. 니가 그런 애인 줄 나는 진작에 알고 있었단다.
01:31 '미 국무부 부장관, <한국 상황 중대한 우려 속 주시>' 속보 뜸.
01:50 허리가 아파서 앉아있었는데 경찰들이 모이길래 다시 일어나서 주시함. 후문 앞 말고 후문과 정문 양방향 갈리는 앞쪽길로 나가보기로 함. 대통령실 연락 안된다는 소식 들음.
02:00 '우원식 의장, 대통령과 국방부에 계엄해제 요구 통지 보내' 속보 뜸
02:08 707 다섯명 정도가 야투경쓰고 뛰어가는 걸 봤다. 진짜 빨라서 찍지도 못했음. 발이 너무너무 시렵기 시작. 시민들 '윤석열을 체포하라' 연호 시작.
02:15 국방부 계엄상태 유지중이라는 보도. 계엄군 본청에선 나왔지만 본청 건물 앞에서 현장대기 중이었음.
02:35 여의도순복음교회 앞 후문방향으로 험비 한대가 왔다 시민들이 막아서서 돌아감. 현장 사람들 슬슬 군에서 재진입할까봐 예민해지기 시작함. 바로 옆 서강대교 막을까봐 그 쪽 방향 주시하러 이동한 사람들 좀 있음.
02:43 군용차량이 후문방향으로 들어가려고 함. 사람들이 카메라 켜고 뛰어가서 막음. 운전석 확대해보니 군인 찍힘. 어제 새벽에 올린 동영상이 이것.
02:49 '대한민국육군'이라고 써진 윗분들 타시는 고급버스가 서강대교에서 넘어와 후문 방향으로 들어가려다가 사람이 모여있으니까 도로 유턴해서 돌아감.
03:00 경찰버스 여러대 5,6번 게이트 있는 후문 방향으로 들어감. 장비와 지휘부 차량도 이동. 한국경제 차량이 혹시 탱크 들어올까봐 후문 앞에 대각선으로 차 버려놓고 튄 게 웃겼음.
03:25 정문쪽 군용차량 없나 확인하러 왔는데 정문 막은 경찰차 뒤로 국회 탱크 못들어가게 하려고 본인 차 끌고와서 대놓으신 분들 많았음. 감동받음.
03:30 중학생 애들 넷이 오더니 '폰 배터리 나가서 택시 못 부르는데 불러만 달라 결제는 우리가 하겠다' 고 함. 아니 이 시간에 여기서 무슨 일이냐 했더니 윤석열 때문에 화나서 나왔대...부모님도 허락해줬대... 택시 부르려고 도착지 찍어주는데 중산층 잘사는 애들이었음. 택시 불러서 보냄.
03:40 '계엄군 차량 국회 둔치주차장 철수' 속보
03:55 우리도 집으로 출발... 추우면 화장실 가고 싶을까봐, 그리고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내내 아무것도 안 먹었어서...이 때 편의점 들러서 음료 하나사서 마시면서 왔다. 집에 와서도 혹시 몰라서 좀 더 속보랑 소식 보다가 다섯시 반에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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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훈: 집회를 대비해서 검정색 비니나 바라클라바를 뜨자. 겨울용 작업화 따뜻한 것도 사자. 춥더라...겨울밤에 밤새 바깥에 서 있는 건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많구나. 엄청 기절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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