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민학교 일학년 때 우리 아버지가 아침에 밥을 먹다가 갑자기 밥 먹기 싫다고 밥상을 확 엎는 거야. 나도 몰라 왜 밥을 먹다가 말고 자꾸만 밥상을 엎는지 아마 내 생각에 뭔가 대개 기분이 나쁜가 봐 그러다가 별안간 엄마랑 일어나서 한바탕 권투시합을 하더라고 역시 우리 엄마 아빠는 싸움에 도가 터서 확실히 남들과 달라도 다르다니까. 얼마나 화끈하면 아침부터 서로 치고박고 개판으로 싸우면서 막 육박전을 벌이냐고 최소한 이 정도는 돼야지 제대로 된 가정이라고 말 할 수 있지 절대로 평범한 가정이 아니라니까.
우리 엄마 아빠가 매일 싸울 때마다 할아버지가 중간에 심판을 보면서 나는 동생이랑 매우 신나서 열심히 박수를 치고 구경했잖아 수염이 긴 할아버지가 한 번씩 땡 쉬는 시간에 싸움을 뜯어 말리다가 십 미터 밖에 곧바로 나가떨어져서 그대로 쓰러져서 허우적 댈때마다 완전히 코미디가 따로 없다니까. 할아버지가 또다시 일어나서 이주일 아저씨처럼 낑낑대고 싸움을 말리다가 또 나가 떨어져서 방바닥에서 헤엄을 치길래 우리는 너무 재밌어서 둘이서 웃다가 눈물이 나서 겨우 배꼽을 잡고 웃겨서 죽는 줄 알았다니까
결국 할아버지가 끝까지 싸움을 말리다가 제풀에 지쳐서 그 길로 "나 먼저 갈께" 바이바이 하더니 아무도 몰래 배나무에 혼자 목을 매고 죽었잖아. 더 이상 이렇게 "바다에서 헤엄치며 살고 싶지 않다고" 아이고 할아버지 육지로 나오면 되는데 계속 바다에서 헤엄만 치니까 죽죠. 나는 웃으면서 손을 흔들며 "할아버지 잘 가요" 했잖아 그런데 나중에 우리 엄마도 어느 날 보따리를 싸서 역시나 집을 나가더라고 그래서 나는 또 웃으면서 "엄마도 잘 가요" 했잖아
막상 그랬는데 할아버지도 죽고 엄마도 집을 떠나고 없는데 우리 아버지도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서 항상 술만 마시더라니까. 그럼 도대체 아침에 밥은 누가 하냐구요. 그때부터 동생이랑 밥도 못 먹고 졸졸 굶고 살았다는 거 아니야. 존나게 웃기지
우리 할어버지가 자살을 하고 죽기전에 항상 엄마한테 하신 말씀이 내 아들이 막돼먹은 인간이라서 만약 에미마저 애들을 버리고 집을 나가면 저 어린 것들이 불쌍해서 어떡하냐고 엄마를 타일르곤 하셨다. 할아버지는 엄마가 도망갈 것을 미리 알고 죄값을 치르기 위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제발 엄마만은 아이들을 버리지 말라고 무언의 부탁을 했던 것이다. 나는 먼훗날 커서 비로소 할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꼭 아버지의 잘못만은 아니다. 우리 아버지 역시 당시에 월남전에 갔다오고 수많은 군인들이 옆에서 죽는 걸보고 미쳐서 정신이 돌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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