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 / 2026. 2. 13. 15:02

실리콘밸리에서 돌아온 연봉2억 기술 거물 일화

실리콘밸리에서 돌아온 기술 거물을 면접 봤는데, 첫마디가 연봉 2억 원(약 800만 대만달러)이었습니다. 속으로 생각했죠. '좋아, 부르는 만큼 제대로 물어봐 주지.'

저는 아주 현실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지금 회사 핵심 시스템이 터졌습니다. 사장님은 욕을 퍼붓고 있고, 고객사 전화는 빗발치고 있죠. 운영팀은 재부팅이 답이라 하고, 아키텍트는 아예 뜯어고쳐야 한다고 합니다. 누구 말을 듣겠습니까?"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이렇게 답하더군요. "일단 운영팀 한 대 때리고, 아키텍트도 한 대 때릴 겁니다."

저는 순간 자세를 바로잡았습니다. '와, 이 사람 보통이 아니네.'

그가 이어 말했습니다. "운영팀은 맞아야 합니다. 재부팅은 기껏해야 5분 벌 뿐이지 아무 해결책도 안 되니까요. 아키텍트는 더 맞아야 합니다. 시스템이 죽었는데 코드 다시 짤 생각을 하다니요. '먼 곳의 물로는 가까운 곳의 불을 끌 수 없는 법(원수불구근화)'입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그럼 당신은 어떻게 할 겁니까?"

그가 답했습니다. "전 아무 말도 안 하고 편도 안 들 겁니다. 일단 주저앉아서 로그(Log)부터 뒤질 거예요. 10분 안에 알아내야 하거든요. 최근 업데이트가 어디를 건드렸는지, 트래픽이 어디서 폭증했는지, 방화벽 경고는 없는지. 제가 다시 일어날 땐 손에 세 가지가 쥐어져 있어야 합니다. 첫째, 시스템을 일단 '살려놓을' 임시 방편. 둘째, 사장님이 고객을 달랠 때 쓸 해명 멘트. 셋째, 팀원들이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 누구 말을 듣냐고요? 시스템이 숨통이 트이고 나면, 운영팀이랑 아키텍트를 앉혀놓고 물어볼 겁니다. 누구 아이디어가 내일 또 터지는 걸 막을 수 있는지 보고, 그 사람 말을 들을 겁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사람이 바로 '노진(가명)' 씨, 다음 주부터 출근하기로 했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노진 씨의 출근 첫날, 진짜 사건이 터졌습니다. 시스템은 아니었지만 영업부와 제품부(PO)가 회의실에서 천장이 떠나가라 싸우고 있었죠.

영업팀장은 책상을 치며 소리쳤습니다. "고객사가 이 기능을 원한다니까요! 다음 달에 안 나오면 계약 다 날아가요!" 제품 총괄은 팔짱을 낀 채 비웃었습니다. "기술을 알긴 해요? 이건 3개월은 걸려요. 억지로 만들면 쓰레기밖에 안 된다고요!"

공기가 타 들어갈 정도의 분위기였죠. 지나가던 저는 노진 씨를 데리고 회의실에 들어갔습니다.

노진 씨는 텀블러를 들고 느릿느릿 들어가더니, 서로 얼굴이 벌게진 모습을 보고는 한마디 툭 던졌습니다. "이기면 보너스라도 더 나옵니까?"

순식간에 회의실이 조용해졌습니다. 영업팀장도, 제품 총괄도 벙찐 표정이었죠.

노진 씨는 제멋대로 의자를 끌어당겨 앉더니 뚜껑을 열고 차를 후후 불었습니다. "영업팀 왕 팀장님, 고객이 이 기능을 꼭 원한다고 하셨죠? 메일 기록, 회의록 다 가져오세요. 제품팀 이 부장님, 3개월 걸린다고요? 기획, 프런트, 백엔드, 테스트 중 어디서 걸리는 겁니까? 프로젝트 일정표 펴세요."

노진 씨가 휘저어놓자 묘하게 기세가 꺾였습니다. 영업팀은 채팅 기록을 뒤지고 제품팀은 관리 시스템을 켰습니다. 노진 씨는 차를 홀짝이며 자료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죠.

그는 자료를 훑어보더니 탁자를 톡톡 쳤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건 '원클릭 보고서'지, 꼭 그쪽이 그린 못생긴 도표대로 만드는 게 아닙니다. 기존 리포트 모듈에 추출 형식만 추가하고 디자인만 바꾸면 일주일 안에 가능합니까?"

기술 책임자가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빡빡하긴 한데, 해볼 만합니다."

노진 씨가 영업팀을 봤습니다. "당신은 이 '커스텀 프리뷰 버전'을 들고 가서 고객한테 보여주세요. 정식 버전은 다듬는 중이라고 하고 급한 불부터 끄는 겁니다. 됐죠?"

영업팀장도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럼 됐네요." 노진 씨가 뚜껑을 닫았습니다. "제품팀은 원래 계획대로 정식 기능 만들고, 기술팀은 3명만 뽑아서 저랑 임시 방안 만듭시다. 영업팀은 고객 달래러 가시고. 해산."

회의는 그렇게 끝났습니다. 문가에 서 있던 저는 생각했습니다. '연봉 2억 원... 이 10분만으로도 벌써 밥값은 다 했네.'

얼마 지나지 않아 더 큰 위기가 왔습니다. 투자가 걸린 결정적인 단계에서 투자사 측이 시스템이 평소 유저의 10배를 견딜 수 있는지 '극한 부하 테스트'를 요구한 겁니다. 이걸 못 넘기면 돈줄이 끊길 판이었죠.

내부 회의 분위기는 비관적이었습니다. 운영 총괄은 하드웨어가 못 버틴다 하고, 백엔드 팀장은 최적화를 하려면 며칠간 서비스를 멈춰야 한다고 했습니다.

노진 씨가 전면에 나섰습니다. 이번엔 누구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팀원 두 명과 서버실에 박혀 3일간 나오지 않았습니다. 넷째 날 아침, 눈이 시뻘겋게 충혈된 그가 저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도표 하나를 보여주었죠.

번듯한 아키텍처 구조도가 아니라 비뚤비뚤하게 그린 '트래픽 분산+캐싱'이라는 투박한 해결책이었습니다. "하드웨어가 부족하면 외부 힘을 빌려야죠." 목이 쉰 그가 말했습니다. "예전 동료들한테 부탁해서 임시로 클라우드 연산력을 빌려왔습니다. 좀 비싸긴 해도 테스트하는 2시간은 버틸 수 있어요. 그리고 핵심이 아닌 기능은 전부 꺼두고 거래 링크만 보호할 겁니다. 데이터 예열, 요청 큐, 이런 지저분한 작업들은 저희가 다 손봐놨습니다. 될 겁니다."

테스트 당일, 모두가 숨을 죽였습니다. 모니터 숫자가 미친 듯이 뛰더니, 마침내 투자자가 요구한 수치 이상에서 안정적으로 멈췄습니다. 회의실에 박수가 터졌지만, 노진 씨는 구석에 기대어 잠들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나중에 제가 물었습니다. "그런 수완들, 실리콘밸리에서 배운 건가요?"

그가 고개를 저었습니다. "어디든 다 똑같습니다. 땅에 떨어진 돈을 줍고 싶어도 일단 허리를 굽혀야 하는 법이죠. 싸움이 가장 치열할 땐 아무도 땅 밑에 뭐가 있는지 보려 하지 않거든요. 전 그냥 사람들을 붙잡고, 일단 땅부터 같이 보자고 했을 뿐입니다."

회사는 성공적으로 투자를 받았습니다. 뒤풀이 자리에서 사람들이 앞다투어 술을 권했지만 노진 씨는 여전히 차를 마셨습니다.

누군가 물었습니다. "그렇게 대단하신 분이 왜 실리콘밸리에서 돌아오신 거예요?" 그가 웃었습니다. "어디서든 문제 해결하는 건 똑같잖아요. 저쪽 동네 문제나 이쪽 동네 문제나, 냄새는 비슷하더라고요."

또 다른 이가 농담조로 물었죠. "노진 이사님, 그럼 다음으로 해결할 큰 문제는 뭡니까?" 노진 씨가 잠시 생각하더니 아주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제 아들놈 초등학교 수학 문제요. '닭과 토끼가 한 우리에 몇 마리 있는지' 구하는 거... 그건 진짜 답이 안 나오더군요."

좌중이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자리가 끝날 무렵 그가 휴대폰을 꺼내길래 제가 물었습니다. "정말 아들 숙제 봐주시는 거예요?" 그가 보여준 화면에는 빼곡한 코드 주석들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생각난 건데, 부하 테스트 때 쓴 임시 프레임워크를 툴로 만들어두면 다음엔 돈을 꽤 아낄 수 있겠더라고요." 그는 휴대폰을 집어넣고 코트를 입었습니다. "갑니다. 내일도 계속 일해야죠."

저도 코트를 입고 식당을 나섰습니다. 밤바람은 차가웠지만 마음은 든든했습니다. 문제는 언제나 생기겠지만, 그 문제를 해결할 사람도 곁에 있으니까요. 그거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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