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 / 2026. 1. 19. 14:18

미국 중산층 붕괴, 세대갈등 이야기, 힐빌리의 노래

"아들에게 "남자답게 행동해"라고, 변명은 그만하라고 소리쳤습니다. 하지만 아들의 침대가 비어 있고 방 안이 영원히 고요해진 것을 보고 나서야 제가 물에 빠진 사람에게 소리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들 레오는 스물세 살이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솔직히 말해서 당시 제 눈에도 그는 실패자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소박한 사람입니다. 제가 자라던 시대에는 땀을 흘려 노력하는게 중요했습니다. 스물네 살에 동네 공장에서 일하며 첫 집을 샀습니다. 낡은 트럭을 몰고 다니며 직접 고쳐 썼고,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바로 미국식 삶이었죠. 열심히 일하면 하얀 울타리가 있는 집을 얻는 것. 간단한 계산이었습니다.

그래서 레오를 볼 때, 저는 그의 고군분투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저 게으름만 보였습니다.
대학 학위는 먼지만 쌓여 있었고, 하루 종일 휴대폰만 붙잡고 배달 앱을 이용해 음식을 배달하고 정오까지 늦잠을 잤습니다. 그는 우리 집 지하실에 살았고, 매일 똑같은 헐렁한 후드티만 입고 다녔으며, 그의 눈빛은 내가 보기엔 지루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늘 그에게 잔소리했다. "세상이 너한테 먹고 살 권리를 보장해 줄 순 없어, 레오." 나는 커피잔을 탁자에 쾅 내려놓으며 말하곤 했다.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해. 좀 제대로 된 사람이 되어라."

내 인생을 바꾼 화요일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시작되었다. 나는 기름때 묻은 손으로 가게에서 돌아왔고,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친 후의 기분 좋은 근육통을 느꼈다.

레오는 부엌에서 시리얼 한 그릇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시간은 저녁 6시였다.

"이제 막 일어났니?" 나는 가슴속에서 쓰디쓴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끼며 물었다.

"아니요, 아빠." 그가 나지막이 말했다. "방금 돌아왔어요. 배달 몇 건 하고 왔어요."

"배달이라고?" 나는 코웃음을 쳤다. "레오, 그건 직업이 아니야. 그냥 취미지.

내가 네 나이 때는 주택담보대출도 있었고, 애도 곧 태어날 예정이었어. 넌 기름값도 제대로 못 내잖아."

레오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얼굴은 창백했고, 예전보다 훨씬 야위어 보였다.

"아빠, 요즘 세상 살기 힘들어요. 경력 3년 미만인 신입은 아무도 고용하지 않아요. 그리고 월세는… 방 하나 원룸 월세가 한 달에 280만원이나 해요.  도저히 감당이 안 돼요."

"노력하면 되는 거야." 내가 쏘아붙였다. "경제가 안 좋다고 탓하지 마. '사회 시스템' 탓도 그만해. 중요한 건 끈기야. 내가 90년대에 살았을 땐 쉬웠다고 생각하니? 그냥 어떻게든 버텨냈을 뿐이야."

레오는 나를 올려다보았다. 눈꺼풀이 무거워 보였다. 졸린 게 아니라, 그냥 천장을 떠받치고 있는 것처럼 무거웠다.

"아빠, 저도 노력하고 있어요. 정말이에요. 하지만… 너무 피곤해요."

아들의 말을 듣고 나는 짜증을 냈다.

"피곤하다고? 뭐가? 차에 앉아 있어서? 휴대폰만 만져서? 난 열 시간 동안 서 있었어. 피곤한 건 내가 맞아. 넌 그냥 의욕이 없는 거야. 넌 모든 걸 다 갖췄잖아. 전기, 음식, 지붕까지. 그러면서 세상의 모든 짐을 짊어진 것처럼 굴잖아."

주방은 조용해졌다. 냉장고는 윙윙거렸다. 뉴스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야기가 희미하게 흘러나왔지만, 나는 듣지 않았다. 그가 반박하거나, 맞서 싸우거나, 뭔가 활기를 보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 말이 맞아." 그가 속삭였다. "아버지가 젊을 때처럼 살지 못해서 미안해.   다 내가 부족한 탓이야."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다가와 열 살 이후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행동을 했다. 나를 안아준 것이다. 세게 안는 것이 아니라, 어깨에 기대는 것이었다.

"이제 더 이상 아빠에게 짐이 되지 않을게요. 약속해요. 푹 주무세요."
나는 그 자리에 서서 속이 시원했다. 드디어, 드디어 아들의.마음을 움직였구나. 따끔한 충고. 이 세대에 필요한 건 바로 그런 거야.
나는 좋은 아빠가 된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집은 고요했다. 너무나도 고요했다.

나는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났다. 그를 일찍 깨울 생각이었다. 오늘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아보기로 했다. 내가 직접 그를 산업단지까지 데려다줄 생각이었다.

"레오! 어서 일어나!" 나는 지하실 문을 쾅쾅 두드리며 소리쳤다.
아무 대답도 없었다.

나는 문을 밀고 들어갔다.

방은 깨끗했다. 쌓여 있던 빨래 더미는 사라지고 없었다. 블라인드는 열려 있었다. 침대는 마치 군대처럼 반듯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베개 위에는 그의 휴대폰과 접힌 노트 한 장이 놓여 있었다.

겨울 바람보다 더 매서운 한기가 등골을 타고 흘렀다.

"레오?"

나는 욕실을 확인했다. 아무도 없었다. 뒷마당도 없었다. 차고도.
내 낡은 픽업트럭은 없었다.

나는 다시 방으로 달려가 쪽지를 집어 들었다. 손이 너무 떨려서 종이가 찢어질 뻔했다.

아빠,
아빠가 제가 게으르다고 생각하시는 거 알아요. 제가 약하다고 생각하시는 것도 알아요. 저도 아빠처럼 되고 싶었어요. 정말 그랬어요.

하지만 아빠가 오르셨던 산에는 더 이상 길이 없어요. 올해 400개나 되는 일자리에 지원했어요. 아빠한테 말씀드리지 않은 건 부끄러워서였어요. 학자금 대출 이자만 내려고 하루 14시간씩 배달 앱으로 일했어요. 원금은 손도 대지 못했죠.

아빠는 저축하라고 하셨잖아요. 저도 노력했어요. 하지만 월세는 아빠가 내시던 것보다 두 배나 비싸고, 월급은 절반밖에 안 되는데, 저축은 구멍 난 양동이에 물을 채우려는 것 같아요.

그래서 "피곤했다"고 했던 거예요. 머릿속에서 온갖 소리가 다 들려왔는데, 소리를 줄일 방법이 없었어요.

아빠 말이 맞았어요. 세상은 강한 자들의 세상이죠. 그런데 저는 더 이상 싸울 힘이 없어요.

트럭을 몰고 옛 다리로 갈 거야. 미안해. 이제 더 이상 내 생활비는 아버지가 내주지 않아도 돼.

아빠 사랑해요.

내 목에서 터져 나온 비명은 사람의 비명이 아니었다. 마치 덫에 걸린 짐승의 비명 같았다.

나는 911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다리로 차를 몰았다. 너무 빨리 달려서 세상이 흐릿해져 보였다.

강이 보이기 전에 번쩍이는 차의 불빛이 먼저 보였다.

견인차가 보였다. 내가 고쳤다고 자랑했던 내 픽업트럭이 진흙과 잡초를 잔뜩 묻힌 채 물에서 끌어올려지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아스팔트 위에 주저앉았다. 나를 일으켜 세워준 경찰관은 나와 비슷한 나이의 남자였다. 그는 "괜찮을 거야"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무너져 내리는 동안 나를 꼭 안아주었다.

벌써 6개월이 지났다.

사람들은 내게 "잭, 네 잘못이 아니야. 우울증은 소리 없는 살인자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내가 뭔 짓을 했는가를 계속해서 생각하는것을 멈출수가 없다.

나중에 아들의 통화 기록을 봤어요. 아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수백 군데에 지원서를 냈고, 자동 응답 이메일로 거절당했죠. 제가 자는 동안에도 아들은 일하고 있었어요.
나는 살기 좋은 옛날 과거 시절 얘기를 하면서 아들한테 잔소리하고 꾸짖는 동안,  아들이 처한 절망적인 현재의 미국 사회를 외면하고,  아들이 얼마나 힘겹게 노력을 하고 있었는가를 외면하고 있었죠.

저는 1990년대 기준으로 아들의 성공을 비교했고, 아들이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할 때는 아들한테 화를 내고 꾸짖고 비웃었어요.

우리는 아이들에게 "내가 너희 나이 때는 집도 있고 차도 있었어."라고 말하죠.

하지만 옛날에는 2 년치 월급으로 집 한 채를 살수 있었지만,  지금은 20년이 넘게 걸린다는 사실은 잊어버려요. 옛날에는 프리랜서 계약 나부랭이가 아니라 연금도 있었다는 것도 잊어버려요.
지금과 달리 옛날에는 희망이 있었다는 것도 잊어버리죠.

레오에게는 끈기에 대한 잔소리가 필요 없었어요. "피곤해"라는 말이 "잠이 필요해"라는 뜻이 아니라 "더 이상 버틸 이유가 없어"라는 뜻이라는 걸 이해해주는 아빠가 필요했던 거죠.

저는 매주 일요일 그의 무덤을 찾아가요. 그리고 그에게 트럭 이야기를 해줘요. 나는 그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 아들은 내 말을 듣지 못한다.

지금 세상에는 내 아들같은 사람들이 가득하다.

옛날 시절의 우리들 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하지만 보상은 절반밖에 되지 않고,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무너진, 몰락한 경제와 디지털 사회의 고립의 무게를 짊어진 젊은 남녀들.

자녀가 피곤하다고 말한다면... 막혀버린 것 같다고 말한다면... 날개를 꺾어버린 세상에서 힘겹게 나아가고 있다고 말한다면...
제발, 판단을 멈추세요. "내 시절에는 말이야"라는 말은 하지 마세요.

그들에게 남자답게 살라고 하지 마세요. 당신이 곁에 있다고 말해주세요. 그들의 가치는 월급이나 재산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저는 이제 아들이 소파에서 "나른하게" 잠들어 있는 모습을 한 번만 더 볼 수 있다면,  그럴수만 있다면,
내 집, 연금, 자존심까지 모든 것을 다 줄 수 있다.

"완벽했던" 죽은 아들은 후회만 남길 뿐이다.

영원한 침묵이 되기 전에 그 침묵에 귀 기울이세요.


어느 미국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  이 글 밑에 댓글들 보니까 많은 미국인들이 이 내용에 공감을 한다.

30년전부터 몰락해 버린 미국의 제조업과,  미국 중산층의 붕괴,  몰락한 미국의 경제와 그것으로 인해 절망하는 미국인들과 젊은 세대들.


https://www.facebook.com/share/p/1AXeqXq44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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