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낀세대의 밥벌이도 힘겹다》
"왜 그런 지시를 내리는 거죠?"
X세대 막내인 40대 언론사 차장 A는 후배로부터 이런 말을 들을 때면 골치가 아프다.
마감시간이 임박한데 그 기사를 취재해야하는 이유까지 일일이 다 설명을 해야하다니...
후배가 아니라 상전을 모시는 기분이다.
그래서 A는 자신이 힘들더라도 혼자 기사를 쓴다.
후배와 신경전을 벌여 감정소모를 하느니 차라리 커피한잔 덜먹고 일을 도맡아서 처리해버리고 만다는 얘기다.
그래서 힘에 벅차다.
하루는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많으니 취재지시를 내리는 게 아니겠냐고 설득도 해봤다.
그랬더니 후배는 이런 답변을 했다.
"사람을 늘려야지 왜 저한테까지 과중한 일을 시키시느냐."
기자사회는 다른 민간회사보다 상명하복 문화가 강한 조직이다.
속된 말로 까라면 까라는 문화다.
군대나 검사 조직 보다는 엄하지 않지만 그 근처에는 간다.
다른 조직에 없는 데드라인, 즉 마감시간이라는 게 있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시간내 기사를 마감하지 않으면 한마디로 대 참사가 빚어진다.
하지만 MZ세대가 진입하면서부터 이런 군대식 문화가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마치 사실상 '술 폭력'인 폭탄주 문화가 사라지는 것 처럼.
또 다른 언론사 한 고참 기자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었다.
일선 팀장이 취재지시를 내려도 부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따지는 일도 있다는 것이다.
그 지시가 부당하니 다른 사람에게 맡기라는 식이다.
그 지시를 내린 팀장이나 전화를 받은 부장이나 곤욕스럽긴 마찬가지다.
이제 기자생활 17년 차 중년이 되어버린 A는 이런 말을 했다.
"옛 선배들이 저희한테 한 것처럼 했다가는 고충위에 끌려가기 십상이죠."
그리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세상 행복해보이는 게 보직 없는 선임기자들이고요. 가장 불쌍한 게 부서장입니다."
어찌하랴.
세태가 달라진 것을.
좀 힘겹겠지만 울화가 치밀어도 참고,후배들과 자주 소통할 수 밖에 없다고 위로했다.
이 시대 낀세대의 밥벌이도 힘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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