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와이프는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내가 와이프를 그때부터 짝사랑했었어서 좀 많이 치대고 그때부터 연애하고 결혼 한 케이스야.
그러다보니 학교도 좀 비슷한 지역으로 따라가서 알게된건데.
나는 솔직히 와이프보단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원하는 과에 갔고
와이프는 가고싶은 학과가 있었지만 처가댁에서
" 니네 오빠 4수 시켜주느라 돈 없으니까
넌 그냥 성적에 맞춰서 전액장학금 나오는 학교로 가라" 며 떠밀려서
원하지도 않은 학교를 갔고, 웃긴건 자취방 비용 빼곤 아무것도 안해주셔서
진짜 무슨... 본가에 쌀 가지고오고 밥에 간장비벼먹고 왜 중국산 벌크 반찬같은거 있잖아
만원에 5키로 10키로 하는거.. 그런거 사서 먹고 그러길래
나는 그때 집에서 용돈도 받았었고, 과외도 틈틈히 했어서 돈이 여유가 됬으니까
여친한테 생필품이나 식비, 술 이런걸 내가 다 지원해줬었거든
근데 뭐 여기까지는 진짜 집 상황이 그랬을거구나 했는데
이제 우리가 계속 쭉 만나면서 와이프도 취업을 했고, 이제 결혼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어.
근데 와이프나 나나 그 당시 20대 중후반이었어서
넉넉치 않으니까
우리 집에선 3억 지원 + 나 모은돈 8천 이렇게 하겠다 했는데
와이프는 오히려 모은 돈에서 장인어른한테 차를 주고 왔더라고
솔직히 그건 뭐 내가 뭐라하고싶지도 않았고, 이유가 있었겠거니 하고 말았어 막말로 자기 돈 자기가 쓴다는건데, 결혼준비 하면서 거기서 더 쓰고 오던 말던 신경 안쓰려는 생각도 있었고
오히려 결혼 준비하면서 아... 정말 난 솔직히 기분 많이 상한 일들이 있었는데
뭐 예를들어서, 우리집은 돈은 해주셨지만 그래도 예단예물 하지 말고 그 돈 아껴서 니들 더 좋은거 하라시더라
근데 이제 처가에서는 장인장모님 양복 새옷 맞춰줘라, 혼주 화장이랑 느이 형님 옷도 좀 좋은걸로 해라
우리가 결혼식장 까지 가는거니까 호텔 제일 좋은데로 맞춰줘라, 그런거 아니면 결혼식 처가 근처에서 해라
(나랑 와이프 직장 전부 처가랑 멀어 차로 5시간 반 거리)
뭐 내 친구네 사위는 받아줘서 감사하다고 냉장고랑 워시타워 해줬다더라 어쩌고 저쩌고 하시고
형님은 우리가 여기까지 와줬는데
고작 예약한 식당이 이따구냐 우리 무시하냐 하시는데
그날 그 지역에서 제일 좋은 코스요리집 가서 전통주도 막 주문해서 150넘게나왔어
그건 뭐 내가 형님한테 그러면 다음에 형님이 자리 만드셔서 제 안목좀 넓혀주세요 하고 넘기긴 했는데
호텔 모셔다 드리면서 잠깐 커피 한잔 하시쟤서 카페 가서 장모님이 아메리카노 사주셨거든?
근데 그걸 보고 형님이 이거를 엄마가 왜 내냐 , 우린 손님 아니냐 내가 계좌 보낼테니까 입금해라
등... 좀 일이 많았는데 ㅋㅋㅋ 아 쓰다보니 부아가 치미네
웃긴게 와이프 앞에선 안하시고 꼭 나한테만 저러시는거
다시 생각해도 부아가 치밀지만...ㅎㅎ 그냥 뭐 결혼 후엔
자주 뵐 일 없겠다 넘겼어. 난 와이프랑 너무너무 결혼하고 싶었거든
그 뒤로 결혼식 끝나고 축의금도 가져가시려는거
와이프가 이것까지 가져가면 본인 친척들 전부 축의도 안했는데 식대 낼 돈 없다고 빡빡 우겨서 그것만은 와이프가 가져감...
거기서 진짜 집안이 힘드신가? 보통 지원 없으면 축의는 그냥 주시지 않나? 했지만 걍 우리집이랑 분위기가 다르겠지~ 하고 말음 내가 호구 등신이라 그런걸수도 있는데
그냥 좋은 날에 정말 언성 높이기도 싫었어
이렇게 결혼 한 상황이었는데.
우리집이라 말 골라서 하는게 아니라 우리집은 부모님이 오지말라하셔, 그냥 이제 본인들도 나이들었고
자식 내외 싫은게 아니라 우리도 우리 시간 보내고 싶은데 뭐하로 오냐 우리 명절날 해외나갈거다 하시면서
근데 이제... 처갓댁은 주말에 니들끼리만 놀러가지 말고 우리도 불러라, 어디 간다고? 그럼 거기 뭐가 있던데 그것좀
택배로 부쳐라, 너네 언제올거냐 이런식으로 말이 많으시고
정작 와이프랑은 잘 이야기 안하시던데
나한테 전화로 그러시는데 그냥... 정말 그냥 거기까진 예예 하고 말았어
잘 하면 이쁘게 보시겠지 싶은것도 있고
뭐.. 다 떠나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 부모님이니까 그렇게 그냥 참았어
와이프도 정말 미안해하고 내가 잘할수록
나와 내 부모님들한테 더 잘하려 하니까 그냥 좋은게 좋은거더라고
그러다 일이 터진게
나는 이제 처외조부, 친조부, 장인어른 장모님 생신, 어버이날, 결혼기념일을 다 챙겨
뭐 꽃도 보내드리고 50만원씩 각각 드렸음.....형님 생일에도 많이는 아니지만 모바일 기프티콘으로 20만원 정도의
상품권을 보내드렸어
흑흑 호구 아니냐고 뭐라 하지말고
그냥 우리집은 원래 그런 분위기였어, 그렇다고 와이프한테 강요는 안해
그냥 내가 와이프 이름으로 보내드리면 우리 부모님도 좋아하시고 와이프도 나한테 더 잘하니까? 여유가 없는것도 아니고 좋은게 좋은거지 하면서 그렇게 하는데
이제 결혼 하고 내 첫 생일이었단말야? 내가 생일이 연말이라 처가 기준에선 내 생일이 제일 늦거든
이제 사위 첫 생일이라고 밥을 차려주시겠대서 갔는데
또 빈손으로 가긴 싫으니까 술 좋아하시는 분들이라 좋은 양주랑 치즈,메론 하몽세트 를 사갔거든
어차피 자고올건데 밥먹고 술 한잔 하면 좋잖아?
근데 그걸 장모님이 받으시더니 그냥 냉장고에 넣어버리고 본인들은 지금 양주 안먹고 싶으니까 이건 다음주에 먹을거라느니 너네도 먹고싶으면 다음주에 와라 하시면서
뭐 그 지역이 유명한 음식이 있는데
시장에서 판다고 사오셨다면서 그거랑 그냥 소주 해서 먹자는거야
거기서 좀 벙쪘어 근데 뭐 그냥 별 뜻 없겠지~ 하고
쇼핑백 하나를 생일축하한다고 주시길래 조금이라도 나아진 기분으로 신나게 포장을 뜯었지?
뭔가 빵빵하길래 기대안했다면 거짓말이고.. 열어보니까
쿠팡 양말세트인거야
아 진짜 이거 표정 관리 어떻게 해야하나 싶었는데
와이프가 밥상 쫙 밀어버리더니 내가 여태 참았다가 남편이랑 이혼시킬려고 작정한거냐, 이제 더는 못참겠다면서
나 끌고 나감..
그러고 그 야밤에 와이프는 너무 흥분한거같아서 내가 운전한다하고
집에 가는데, 보통 그러면 이제 와이프한테 전화를 하셔야하잖아?
근데 나한테 막 전화를 하시는데... 와이프가 그걸 뺏어서 받더니 한번만 더 연락하면 또 쫓아가서 다 즈려밟아놀거라고 악지름..
집가서.. 와이프가 소주 한잔 하자길래 그러자 했거든
와이프가 한잔 두잔 하더니 너무 서럽게 울더라고
나는 여태 받은것도 없고 뭣도 없었고 어릴땐 오빠보다 앞서나가도 기죽이지 말라서 맞고
오빠한테도 맞고 그래도 부모라고 취직하고 나서 생활비네 뭐네 갖다준 돈도 장난 아니라고
여보 볼 면목도 없다 미안하다, 내가 솔직히 받아먹고 살았음 자기나 시댁한테 더 받아먹고 살았지
우리 가족은 아니었던것 같다 일말의 정이 있었길 기대한 내가 등신이라고 뭐라뭐라 하는데
그래서 나는 언제나 니편이긴 한데, 언제까지고 연락 안하고 지낼 순 없는거라고
나도 이제 바보같이 너 답답하게 안퍼줄테니까... 그래도 진정하고 부모님한테 연락은 드려보라는 식으로 달래긴 했어
거기다 대고
잘했어 이야 우리 와이프 짱^^!
어우 나도 속 시원하더라!! 할 수는 없잖아
그러고 처가에서 전화는 계속 오긴 하는데 와이프 성질 무서워서 일단 안받는중;
아직까지 저런 집이 있구나 싶어.. 오늘 퇴근하면서 아이스크림 케이크 사가면서 와이프 또 달래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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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맘 잘 먹고 같은 편 되어주셔야 해요.
저도 가족 중에 한 명이 굉장히 비슷한 케이스를 겪었고,
친부모랑 손절 후에 광명 찾고 십몇년 잘 보내고 있었는데
부고 듣고 그래도 직계 장례식장은 가야지 하고 갔었는데,
가족들은 십 몇 년 전이랑 1도 달라진게 없었습니다.
손절치게 한건 생각 안하고 어떻게 가족인데 손절을 하냐며,
상중내내 너가 손절했녜 어쩌녜 ㅈㄹㅈㄹ 빌드업 하다가
결국 장례식비용은 n빵 시키고, 부의금은 일절 안 나누고, 향후 상속 안 받겠다는 약속 받아내려고 하더라고요
사람 안 변합니다. 친가족 십 몇년 안 보고 지냈는데 애틋함? 뉘우침? 1도 없고 피해자 코스프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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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댁이 그래. 글보면서 내가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되는지 배우게됐어.
우리부모님은 본인 축의까지 주며 너네아껴살고 잘살면된다는데 시댁은 대출받아 생활비쓰고 내남편에게 계속 너 키운돈 일부내놓으라고..ㅎ 핑계가 끝도없어.
남편이 예전부터 시댁번호 차단하라는데 못하겠더라. 마음은 끊고픈데 왠지 음 나까지 끊어버리면 남편도 상처일거같아서? 어쨌든 부모니까.
근데 이제 끊으려고. 제3자로서 글보니 비슷한상황의 나에게도, 남편에게좋을게없어서 그냥안타까운맘만 가지려고. 글 잘써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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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아직 마음씀씀이가 따뜻한걸 보니 아직 덜 데인거같아. 그런류의 인간들은 죽는 순간까지 형피 빨아먹을려고 할거임. 아직까진 크게 뜯긴게 없지만, 후에 사업하려는데 좀 만 보태라니 전세금이 부족하니 좀 만 보태달라느니 하면서 몇천 부터 억단위까지 주기적으로 뜯으려 할거임
내가 장담한다
그 인간들 아직 시작도 안한거다
형 스스로도 자각하고 있을텐데??
본게임은 형 부모님들 별세하신 순간부터 시동걸거임
그때 와이프가 100프로 형 편에서 서줄거라고 난 생각안함. 왜? 가족이니까 여태 당해준 와이프도 모질지 못 한 성격이거든.
처가댁이 형한테 한 짓들을 보면 대갈빡이 잘 돌아가는 집안은 아닌것 같은데, 그래도 미리 싹을 잘라
좋은게 좋은거라고? 그게 되겠어? ㅋㅋ
그집안 여태 형이 얼마나 호구인지 간보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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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집들 어디든 하나쯤은 있어.
결혼 전에 내 와이프 자취방 보증금 3천 하는 거 빼가서 지 자동차 바꾼 내 장인도 있고.
결혼에 천 만원 보태면서 혼수 예물 예단은 다 빼자고 하고, 자기 딸이 신혼집에 해 온 장롱 빼서 자기 집에 가져간 장모도 있고.
결혼 후 우리집에 놀러와서 보험도 안 든 내 차 훔쳐타고 4인가족이서 놀러다닌 와이프 오빠도 있다.
너 나랑 비슷한 케이스네.
너 진짜 맘 고생 많이 했겠다. 너만큼이나 배우자도 맘고생 했을 거고.
부아가 치밀지.
둘이 그래도 서로 그 맘 알아주고 다독여줄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잘 살면 돼.
너 잘 살 거다. 걱정 마라.
https://www.teamblind.com/kr/s/q0Y0Ff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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