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살기, 다 살다가는 부부 드물더라."》
친구의 아내가 이번에 제주도 한달 살기를 하고 돌아왔다.
부부가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그 얘기를 듣고 나서 처음에는 다소 놀랐다.
한달 살기는 부부간의 은퇴 행복여행이라는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일 게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해변가에서 한달 살기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누구나 답답하고 지겨운 이 잿빛콘크리트 도시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삶을 즐기는 것을 꿈꾼다.
하지만 막상 부부가 떠나면 로망대로 삶이 펼쳐지지 않나보다.
남해안 해변가에 한달 살기용 집을 지은 A의 경험담이다.
"한달 다 채우고 떠나는 부부는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구요."
그 동네가 지겨워졌기 때문일까.
A의 관찰에 따르면 가장 큰 이유는 부부싸움이다.
한달 살기는 나들이가 아니라 현지에서 생활이다.
한달은 길다면 긴 시간이다.
24시간 붙어있으니 시간과 공간적 완충장치가 없다.
사사건건 갈등이 생기고 사소한 일로 큰 싸움을 하게 된다
옆에서 싸움을 말려줄 자녀도 없다.
서로 취미가 같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한달동안 뭘 할 것인가.
인근지역 명소를 여행한다지만 그것도 일주일이면 족하다.
삼시세끼는 어떻게 해결하나.
그리고 많지는 않다고 하지만 소소한 가사노동은 누가 담당할까.
막연하게 낭만으로 생각하고 떠난 한달 살기는 즐거움이 아니라 고역이 될 수도 있다.
사소한 문제들은 노력하면 해결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 금슬이다.
낯선 곳에서 서로 다른 취향을 인정해주고 받아들이는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한달 살기는 부부 애정 전선부터 점검하고 떠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평소 사이가 좋지않던 부부가 여행다녀온다고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다.
가까이 붙어있으니 감정충돌 빈도가 더 잦아질 수 있다.
무턱대고 떠났다가는 부부 사이가 더 나빠질 수 있다.
무엇보다 한달 살기 집이 부부싸움 전쟁터가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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