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 / 2023. 2. 24. 10:43

부부 월급 실수령 1000만원 이하 출산은 민폐라는 블라인드 글보고 분노한 건실한 40대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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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쓰듯 저의 분노를 써보았습니다. 평어체 양해 부탁드립니다.

나는 두 아이둘을 낳아 키우는 40대 가장이다. 아내는 가정 주부다.

나는 이혼가정의 아들이며, 아버지의 사업이 망하면서 대학생때 집안 가구에 빨간딱지가 붙고 우리집 안에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와 마치 백화점을 구경하듯 보다가 사고, 바로 또 다시 아버지에게 이윤을 붙여 되팔았다. 그리고 러시앤캐시에서 집을 두드리며 추심하러 왔을때 나는 조용히 숨죽이며 집에 없는척 했다.

나는 지금의 아내와 연애를 할때 신림동 반지하에 살았다. 누군가에게는 기생충 영화에 나오는 반지하 집이 신기했을지도 모르지만 나에게 그것이 삶이었다. 아내가 나의 반지하 집에 왔을때 화장실 문이 잘 닫히지 않아 애먹었을때는 속상하기는 했다.
처음 결혼을 마음 먹었을때 나는 전세집을 구할 돈이 없어 월세를 살기로 마음 먹었다.

아주 천운으로 저렴한 11평 짜리 엘레베이터 없는 4층 빌라에서 신혼을 시작할 수 있었고 우리는 행복했다. 돈은 벌면 된다고 생각했고 어떻게든 될거라고 생각했다. 아이를 가지기로 결심했을때도 가진것이 없는데도 돈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 아이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나는 목메어 울었다. 사실 나는 그때 아이를 못가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육아며 돈이며 걱정은 하지 않았다. 나의 어머니 아버지가 그리 했듯이 나도 해내면 그만이다 라고 생각했던것 같다.

월급 실수령 1000이하는 아이를 가지면 민폐라는 이야기를 블라인드에서 보았다. 나는 분노했다. 세상에는 월에 250만원을 정말 힘들게 버는 분들이 많다. 그분들은 공장에서 진통제를 먹어가며 일을 한다. 아이와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를 하는 부모들을 모두 엿먹이는 말이었다.

인터넷에 만연한 결혼과 육아에 냉소적인 당신에게 말하고 싶다. 나는 당신이 불쌍하다. 나는 잘나지 않았지만 은방울 같은 아이 둘을 낳아 보석같이 빛나는 나날을 살고 있다. 감히 당신이 겪어보지 못한 아니 감히 두려워 시도하지 못한 부모의 길의 가치를 비하하지 말아달라도 말하고 싶다. 사회의 냉엄함과 돈의 무서움을 알고, 아이의 웃음에 행복을 느끼며, 아내와 서로 아끼고, 차고 넘치게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나는 부모의 도움 없이 시작하여 아파트 대출금도 모두 갚았다. 이제 열심히 더 저축하고 재테크를 하여 노후를 준비할 예정이다.

나는 그리 잘나지 않았다. 그저 열심히 살았다. 나는 이런 내가 스스로 자랑스럽다. 얄팍하고 알량한 잣대로 겪어보지 못한 길을 재단하지 말아 주었으면 한다. 수많은 훌륭한 부모들의 노력과 땀 그리고 행복을 폄하하지 말아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주변에 단 한명도 아이를 낳아 후회한 것을 보지 못했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은 축복이자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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