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음이 사실을 대체할 때
1. 초창기 문명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문명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특정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2가지의 경고 징후가 나타난다’고 한다.
2. 첫 번째 징후는 ‘정체 상태’다. 정체 상태는 해당 문명이 거대하고 복잡한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거나 해결할 수 없게 되었을 때 발생한다.
3. 특히 어떤 문명은 크고 복잡한 문제에 직면했지만, 이전에 했던 작고 단순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했던 방식을 계속 고집했다. 실패만 거듭되고 있음에도 같은 동작만 반복한 것이다. 그렇게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났는데도 실패한 해법을 이리저리 변형해가며 고집스럽게 매달리면 정체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다.
4. 그럼으로써 현 세대의 문제는 고스란히 다음 세대로 전가된다. 이처럼 해결 불가능한 복잡한 문제들은 결국 ‘정체’라는 형태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의미에서) 정체 상태에 봉착했다는 것은 그 사회나 조직이 인식의 한계점에 부딪쳤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징후다.
5. 거기서 상황이 더욱 절망적으로 악화되면 두 번째 징후가 나타난다. 바로, ‘믿음이 지식과 사실을 대신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6. 인간은 늘 믿음과 지식을 모두 필요로 하는 생명체다. 그렇게 인간은 보이지 않는 힘에게 제물을 바치며 풍년을 기원했고, 우상을 숭배했다. 비가 내리길 바라는 의식도 거행했다. 이처럼 인간은 어느 시대든 입증되지 않은 믿음을 받아들이며 살아왔다.
7. 남미 오지의 정글이든, 발리에서 한참 떨어진 외딴섬이든, 고도로 산업화된 국가든, 어디를 살펴보아도 이런 믿음은 일상 생활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8. (다만) 역사의 도처에서 드러나는 믿음에 관한 하나의 진실은, ‘우리가 지식을 습득할 수 없을 때 팩트 대신 믿음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9. 지식은 믿음보다 훨씬 더 획득하기 어려운 자원이다. (믿음은 그냥 믿으면 되지만) 지식을 얻기 위해선 탐구, 학습, 추론, 분석, 종합, 의사결정, 판단과 같은 복잡한 인식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한, 모방, 응용, 해석, 검토 등도 필요하다.
10. 따라서 믿음을 받아들이는 것에 비하면, 지식의 습득은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가능한 일이다.
11. 사회는 지식과 믿음을 얻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가 모두 충족될 때 빠르게 발전한다. (믿음은 사회의 윤활유로, 지식은 발전의 기폭제가 되는 것이다)
12. 다시 말해, 인간 사회는 사실과 믿음이 나란히 공존하되, 어느 한쪽에 우리 존재가 지배당하지 않을 때 번영을 누린다.
13. 하지만 사회의 각종 절차, 제도, 기술 등이 복잡해져감에 따라 지식의 습득 또한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인간의 삶은 모든 측면에서 복잡성이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가 파악해야 할 일들의 수가 늘어날 뿐 아니라, 그 일 하나하나의 복잡성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4. 결국 진정한 이해를 위해 우리의 뇌가 습득해야 할 지식의 양은 순식간에 압도적으로 많아졌고, 이런 복잡성으로 인해 지식의 습득이 불가능해지면 그때부터는 불가피하게 믿음에 의존하게 된다. (그러면 몰락이 시작된다)
15. (문명이 붕괴할 당시) 마야인들은 이미 믿음이 사실을 대체하는 단계에 진입했고, 그에 따라 그들에게는 제물을 바치는 의식을 거행하는 것이 마야 사회를 위협하는 모든 것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한때 강력하게 번영했던 마야 문명은 절멸에 이르고 말았다.
- 레베카 코스타, <지금, 경계선에서> 중
(위 인용문은 다른 분이 발췌해서 페이스북에 올린 것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pfbid0S4n7c478jP4Y4CmLJJwpT1ckDguiBfjJAT45nbUi1pJr7ZwcuxKSdMa7H9bAksosl&id=100000790630363&mibextid=Nif5oz
'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결혼하고나서 후회하는 이유 (0) | 2023.01.15 |
---|---|
아빌리파이정, 조현병, 정신병 걸리면 한 가족이 망하는 이유 (5) | 2023.01.15 |
식량안보는 에너지 독립없이 이룰 수 없다 (0) | 2023.01.14 |
청년도약계좌 5년 금리 계산 (0) | 2023.01.14 |
이재명, 김성태 관련 기사를 쓴 kbs 김원장 기자 적격한 sbs 임찬종 기자 (0) | 2023.01.14 |
블라인드 대기업vs공무원 급여, 워라벨 비교 논쟁 (6) | 2023.01.14 |
일본 관서지방 교토 아라시야마 점심 추천 맛집 식당- 여행 한 그릇 추천 (0) | 2023.01.14 |
캐나다산 돼지고기가 한돈으로 둔갑, 식량안보 불가능한 국내 축산업 (0) | 2023.01.14 |
와이프가 매일 요리하는 이유-네이트 판 (1) | 2023.01.14 |
중국, 공산주의 국가에서 사업하면 안되는 이유 (0) | 2023.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