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 / 2024. 4. 10. 15:47

흙수저로 했던 화류계생활 고백하는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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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엄마 없이 일용직 잡부로 일하던 아빠 혼자 나랑 여동생 키우며 늘 반지하에서 전세,월세로 살았었음. 전월세가 오르면 맨날 이사가고 그래서 학창시절 친구가 한명도 없었어.

고등학교 2학년때 비 엄청 오는 여름날 갑자기 담임쌤이 수업중에 문열고 들어와서 내 이름 부르고 교무실로 가서 울면서 안아주시고 청천병력같은 소리를 하더라고. 아빠가 공사 현장에서 실족사하셨대. 그날은 눈물이 안났는데 다음날 장례식에서 눈물이 나고 엄청 서럽더라. 아빠가 죽었다는 것에 눈물이 흐르는게 아니라 나랑 여동생은 이제 어떻게 살지? 내 인생 망한걸까? 여동생 죽이고 나도 같이 죽어버릴까? 이런 생각이 막 들면서 눈물이 났어.

집주인 아줌마도 우리집 소식 듣고 어린애들이 딱하다고 고3되기전까지만 월세 반만 받겠다 하셨었음. 진짜 너무 감사했었다. 근데 고2때까진 공부랑 알바 병행하면서도 생활이 가능했는데 고3때부터 월세 제대로 다 받기 시작하고 동생도 고등학교 들어가니까 생활비 감당이 안되더라고...
그래서 방과후에 편의점 오후 알바+23시부터 03시까지 설거지 알바 총 두개 알바를 뛰었음. 주말엔 편의점 오전6시부터 22시 풀타임. 근데 모의고사날 갑자기 코에서 쌍코피가 수돗물 흐르듯이 줄줄 흐르면서 세상이 흑백으로 보이고 어? 어어? 하면서 말이 안나오고 어어? 이런소리만 내면서 필름끊기면서 기절함.

눈떠보니 병원 응급실이고 고3 담임선생님이 설명해주는데 응급실 의사가 내 몸상태 보더니 보호자냐고 물어보고 담임선생님이 보호자라고 했더니. 내 부모님인줄알고 의사가 선생님을 학대로 신고를 해서 나 기절해서 자고있을때 경찰이 왔다갔었다함...몸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의사 말로는 내가 학대받는줄 알았었대.

아무튼 병원나와서 그날은 조퇴하고 다음날 담임쌤이랑 상담을 했는데 보육원에 들어가는건 어떻겠냐는거임...
내가 그때 절대안된다고 죽어도 보육원은 못간다고 이대로 살면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간다고 나 보육원 보내면 보육원에 불질러버릴거라고 개발광을 떨면서 절대 안간다하고 하고 교무실 뛰쳐나와서 집으로 도망감. 보육원가면 단체생활 해야하고 그러니까 여동생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절대 적응을 못할거같았음...

아무튼 집와서 폰으로 알바공고 보는데 1일 50만원이라고 올라와 있어서 클릭해봤더니 출장 클리닉 여성 간병.요양.봉사.상담 알바. 봉사정신 뛰어난 용모단정한 남자분만 연락바랍니다. 라고 써져있길래 연락했는데

난 이게 치매나 거동 불편하신 할머님들 똥이나 오줌 토사물 닦고 씻기고 그런 알바라고 생각하고 더러운것도 다 치울각오로 열심히 일하겠다고 어린나이에 생각없이 문자로 '지저분한것도 마다하지 않고 성실히 일하겠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이런식으로 문자를 보냈음. 옛날일이라 잘 기억은 안나는데 대충 저런식으로 썼었어. 문자 보내자마자 한 10초? 지나니까 바로 문자가 오는거야. 혹시 사진 보내줄수있냐고...
내가 근데 그땐 셀카 한번도 안찍어봐서 그냥 집에서 불도 안켜고 급하게 한장 찍어서 보냈음. 

핸드폰도 보급형이라 화질도 구려서 엄청 칙칙했는데 사진 보내니까 편의점 오후 출근하고도 2시간동안 답장이 안오는거야. 관상이 불성실해보여서 떨어졌나보다하고 포기했음...

휴대폰 말고  일반전화로 전화와서 받았더니 교복입었던데 학생이에요? 물어보더라그래서 고3이라했더니 아...저희가 성인 아니면 안뽑아서요...죄송합니다 하고 전화 끊으려하길래 내가 울면서 진짜 잘할수있다고 돈 너무 필요하다고 어르신들 똥오줌 다 치울수있다고 제발 뽑아달라고 했더니
사장님이 난 진지한데 자기 혼자 개빵터져서 쳐웃다 사래 들렸는지 기침하고 10초 넘게 전화로 소리 다들리게 뭐가 그리 웃긴지 쳐웃음... 그러고나서 아...우리가 학생은 안뽑는데 실물이나 보게 한번 사무실 와요 문자로 주소 보내줄게요~ 하고 전화 끊더라.

찾아갔더니 진짜 다무너질것 같은 건물 3층 사무실인데 들어가서 앉자마자 사장님이 차 한잔 주더니 이거 여자들한테 돈받고 떡쳐주는건데 할 수 있겠냐고 바로 물어보더라

내가 그냥 일반 간병도우미 그런건줄 알고 찾아왔다고 당황스러워서 생각좀 해보고 전화드린다고 했는데 사장이 집이 좀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는거임.

내가 반지하사니까 옷에서 쿱쿱한 곰팡이냄새?같은게 났었어. 돈아낀다고 세제만 쓰고 섬유유연제는 여동생 옷에만 쓰고 내 옷에는 안써서 냄새가좀 났었음... 암튼 그러면서 돈봉투 쥐어주면서 여기서 일하면 이 돈의 두배는 벌수있다고 회유했음...

오늘은 그냥 돈 받고 그냥 가서 생각해보고 연락달라는데 진짜 너무 생활이 힘들어서 돈을 거절을 못하겠더라...나오자마자 봉투 확인해봤는데 5만원 20장 들어있었음. 그때 당시 100이면 진짜 3달 생활비였음.

내가 병원가서 기절한거때문에 알바 무단결근해서 다 잘렸었거든. 그래서 돈 받은 김에 방과후에 집와서 알바안나가고 진짜 몸 오랜만에 푹 쉬면서 일주일동안 휴식취함.

일주일지나니까 처음보는 번호로 전화온거 받으니 사장이 생각해봤냐고 묻더라. 딱 2년만 하겠다고 함...2년뒤에 군대핑계대고 그만둘려고 했었음.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학교 끝나자마자 7시까지 집에서 공부한다음 7시부터 매일 2시까지 일하고 집도 반지하에서 이사가고 무한반복하면서 목표하는 대학까지 붙어서 대학생활 1년동안에도 계속 일하면서 내 남은 대학생활 등록금+동생 대학 졸업까지 시킬 돈+그동안의 생활비 벌었었음동생도 아마 내가 갑자기 돈을 많이버니까 정상적인 알바하는건 아닌거 어렴풋이 느꼈을텐데 아무말 안해주는게 너무 미안하고 고맙고 슬펐어... 동생한테 너무 미안해서 진짜 2년만 채우고 공무원시험 준비하기로 맘먹음... 대학생활도 강의 끝나고 바로 일하러가고 그러니까 적응을 못해서 재밌게 보낸적이 없고 전공도 안맞는거같아서 공무원 준비하려고 맘먹음.

그렇게 2년 지나고 관두려고 군대 가야할것 같다고 핑계대니까 너 군대 안가도되는거 다 안다고 그동안 일해줘서 고맙다고 여기서 일하면서 돈 막쓰는 애들밖에 없었는데 나같이 악착같이 돈 모으면서 처음 말한 년수만 딱 채우고 나가는 애 살면서 처음본다고 하시면서 퇴직금까지 챙겨주시더라. 앞으론 이쪽으로 눈도 돌리지말라고하고 번호랑 핸드폰도 다 바꾸라고 퇴직금에 더 넣었다고 말해주심. 울면서 진짜 감사하다고 하고 인사드리고 나왔었음.

그 뒤로 공시 합격도하고 여태까지 번돈으로 동생 졸업까지 뒷바라지 다 하면서 직장생활 했었고 지금은 잘 맞는 직장 동료랑 만나서 결혼 앞두고 있어...

당연히 평생 남은 미래를 함께 보낼 사람이라 내 여태까지 과거에 대해 전부 고백했고 처음엔 당황스러워했지만 이해 받았어.

이건 익명성 보장되는 블라에서만 내가 속죄삼아 쓰는 글이야...
내 과거는 동생하고 곧 와이프되는 여자친구말고 아무도 몰라.
혹시나 특정될까봐 일부분 실제와 다른 부분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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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과 비난 전부 하나하나 소중히 읽었습니다.

제 더러운 과거를 후회하지만 만약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저는 같은 선택을 하고 또 다시 한번 후회할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상황을 글에 전부를 담아내지 못했지만 지금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절망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더러운 과거를 남은 일평생 반성하고 속죄하며 살아가겠습니다. 그리고 남은 일평생 바르고 정직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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