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 / 2026. 7. 9. 08:04

운동권, 민주당 세력은 아직 대단한 기득권이 아니다

나는 운동권세력이 여전히 대단히 기득권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 이재명 정부가 끝나고(참고로 이재명 정부는 완전한 운동권 정권이 아니라 이재명 사조직과 운동권 네트워크의 연합체 정도로 본다.) 새로운 운동권 정권이 장기집권을 한다면 그때쯤엔 그럴 수도..? 있는데, 그럴 일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내가 기억하는 바, 박근혜 정부의 등장은 민주당 세력에게는 절망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들은 김대중 정부때도, 노무현 정부때도 대단한 이권을 챙기지 못했다. 물론 한자리씩 하고 뭐 시민단체 지원도 받고 그런 거는 있었다. 다만 김대중 세력은 워낙 오래된 정치세력이어서 ‘얼라’들이 낄 자리가 없었고, 원래 이문에 밝은 이들이 아니다보니 이렇다할 수익모델도 없었다. 그나마 운동권 세력이 잠깐 주인 행세를 한 것이 노무현 정부였으나 그것도 내홍이 많았고 그리 길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의 탄생으로 원래도 그리 크지 않았던 이권은 전부 썰려나갔다. 이 이권이라는게 대단한 것도 아니다. 시민단체 지원금, 보조금, 공공기관 감사 뭐 이런 자리다. 그런데 원래도 경제적으로 부유한 이들은 아니기에, 보수정권이 들어섰다는 것은 이들에게 다시 그 가난한 시절로 돌아간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래서 광우병 사태도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먹고사니즘 투쟁이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물론 이 관점으로만 해석할 순 없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처참한 인기없음과는 다르게 보수정권은 박근혜로 인하여 한번 더 연장되었다. 그리고 박근혜는 이명박보다 더 심하게 썰어댔다. 통진당을 해체시키고 이석기를 감옥에 보냈다. 시민단체? 지원할리가 있나… 박근혜가 탄핵당하기 직전만 해도 전국의 민주당 풀뿌리 조직은 정말 아사 직전이었다. 나꼼수만 해도 그당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아예 회사를 접으려고 했었다. 김무성이 차기 대권을 당연히 이어받을 것이고 운동권 정부는 다신 없을거라고 생각하던, 유승민한테도 밀리던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5등, 문재인 17%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절망의 끝에서 문재인 정부는 벼락같이 탄생했다.

근데 그거 아는가. 길게보면 건국부터, 짧게 보아도 군부정권 시절동안 보수진영 세력이 축적한 부와 권력의 스케일은 민주당 운동권 세력의 수백, 수천배는 된다. 최소 25년, 길게 보면 40년 이상을 집권했고, 그 기간동안 눈부신 경제발전과 더불어 개발도상국 특유의 불공정한 관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건국세력-군부세력의 언저리에 있던 이들의 재산 수준은 (상속 등으로 많이 희석되긴 했지만 가문으로 따지면) 최소 몇백억대다. 핵심에 있던 이들은 그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여전히 티도 잘 안난다. 그들이 대한민국의 진짜 주인이었고, 지금도 유무형 자산으로는 그렇기 때문이다. (민주당 사람들이 왜 그렇게 검찰을 혐오하는지, 왜 친일파 재산 환수에 혈안이었는지, 이명박때 준비하고 박근혜때 실시한 종편사업에 누가 참여할 수 있었는지, 군 내에서 민주당 지지 계열은 왜 오랜 세월 개무시를 당했는지… 여의도 정치판의 방송패널들이나 페북같은 곳을 통해서는 알려지지 않는 세상이 있다.)

아무튼 그래서… 뭐 운동권 세력 혹은 민주당 세력이 재산으로 보건 네트워크로 보건 엄청난 기득권 세력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그들은 정치적으로는 가장 강력하고, 윤석열 탄핵으로 망가진 보수세력보다는 미래가 밝아보인다. 근데 그만큼 사회가 선진화되어 보는 눈이 많아지기도 하였다. 기술 선진국에서 새로운 이권사업을 제대로 하기도 힘들다. 다행히 정권이 유지되는 동안은 그래도 살만은 할 것이다. 감개무량할 수도 있다. 기쁘게도 나라가 선진국이라, 이제 보조금이나 지원금은 굳이 민주당 풀뿌리가 아니어도 많이들 타갈 수 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뀐다면..? 혹은 이재명 정부가 운동권 세력과 궁극적으로 멀어져서 정치적 협상력이 약해진다면…? 아니면 그냥 그들이 늙어서 자연스럽게 정치무대에서 퇴장한다면…? 운동권이 어느덧 60대이고, 10년 뒤면 그들 중 상당수는 무대에서 강제로 퇴장당해있을 것이다.(민주당 정권은 지속될 수 있다고 보지만.) 그러면 그들은 정말 기득권인 상태로 퇴장할 수 있을까? 지금도 안되는데 그때는 입법-행정-사법-경제-문화 전반적으로 나라를 쥐락펴락할 정도가 될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운동권 기득권론’이라는 화려한 프레임의 커튼을 걷어내고 마주하는 진실은 다소 초라하다. 그들은 한국 정치의 가장 역동적인 페이지를 장식하며 잠시 무대의 주인공 노릇을 했을지언정, 이 사회의 진짜 설계자이자 소유주였던 ‘건국세력’의 견고한 성벽을 넘지는 못했다. 자산의 대물림도, 촘촘한 상류층 네트워크도 갖추지 못한 채 시간의 뒤안길로 사라질 준비를 하는 세대. 어쩌면 그들은 기득권의 왕관을 써보지도 못한 채, 그 왕관을 탐했다는 혐의만을 짊어진 채 퇴장하는 ‘과도기의 권력’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조금 러프하게 얘기하면, 여전히 정치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보수 기득권과의 싸움에 이기지 못하고 있는 ‘늙어버린 진보’인 것이다.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고, 시스템의 격차 앞에는 이념도 무력하다. 건국과 산업화 시기부터 누적된 거대한 자산의 바다 위에서, 운동권 세력의 권력은 썰물이면 이내 바닥을 드러내는 갯벌의 웅덩이 같은 것이었다. 투사로 태어나 생계형 정치를 거쳐 고령화된 이 세대가 무대 뒤로 완전히 물러날 때, 대한민국은 비로소 프레임 전쟁이 아닌 진짜 '구조적 불평등'의 민낯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들의 퇴장은 한 시대의 종말이자, 우리가 진짜 기득권의 스케일을 다시 계산해야 하는 시작점이다. 진짜 기득권은 소리 내어 싸우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소유할 뿐이다.


보수우파 건국세력은 꽤나 심각한 정치 덕후였고 심지어 오랜 기간 보수정당 지지자였던 나조차도 그 실체를 깨닫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런 세력이 존재한다는 단서는 꽤 많이 있었다. 다만 그 점들을 선으로 이어서 하나의 구체적인 그림으로 그리는 것이 어려웠을 뿐이다.

내가 생각하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소문이나 미디어를 통해 일종의 사회의 통념으로 알고 있으나 하나의 그림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시그널들은 대표적으로 아래와 같다.

1. 과거, 고시를 패스하면 부잣집-명문가 혼처가 줄을 이었다. (특히 사법고시)
2. 알려진 재벌 자제들 간에 아주 명확한 서열이 있다. 이 서열은 대충 국내 재계 2~300위 정도까지 꽤 명확하다. (그리고 그 서열이 알려진 재계 순위와는 많이 다르다.)
3. 근본있다 하는 사학재벌들이 사실 엄청나게 부자이지만 실소유주는 거의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다. (실제로 여야불문 국회의원 중에 사학재벌 아들들이 많다.)
4. 강남 노른자땅에 수십개의 빌딩을 소유하여 이건희보다 세금을 많이 낸 사람이 있는데, 그는 이후락의 운전기사였다.
5. 재벌들이 정치세력에 비자금을 대던 시절, ‘드러난’ 비자금의 규모 차이가 8배였다. (승률이 8배 차이였을까? 한 쪽이 이기기를 바라고 군자금을 쥐어준 것이라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공개되지 않은 사례, 즉 나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어느 정도 신뢰할만한 소스들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들을 글로 남기긴 좀 그렇다. 다만 돈이 상당히 많은, 그러니까 한 세대에서 이루기 매우 어려운 부를 축적한 집안의 자녀들 중에는 압도적으로 이 건국세력의 핏줄들이 많다. 어쩌면 대부분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건국세력이란 이승만 정부와 유합한 친일파도 포함이다.)

나는 사실 건국세력 자체에 대해서는 그들이 대단하게 부도덕하다거나 뭐 재산을 몰수하고 효수해서 저잣거리에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쨌든 그들은 한국사회를 선진국으로 이끈 공신이긴 하다. 오히려 자기모순 때문에 꼴사나운 쪽은 운동권이라고 본다. 하지만 건국세력과 그 후예들이 더 기득권이냐, 지금 우파 세계관 안에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기득권이라고 욕먹는 386 운동권 세력이 기득권이냐 하면, 당연히 압도적으로 전자라는 것이다.

공개된 사례 중에 개인적으로 충격적이었던 것은, 정유라와 조민의 대비였다. 비선실세의 딸과 차기 대권후보로 거의 낙점되었던 민정수석의 딸은 사실 정치의 관점에서는 비슷한, 어쩌면 후자가 더 강력한 포지션일텐데, 정유라에겐 삼성이 200억을 지원했으며(법원 판결로 밝혀진 사실이고 계약서도 존재한다. 이재용이 감옥에 간 이유.) 저승사자 김기춘이 삼전 사장에 직접 전화를 걸어 정유라 지원 압박까지 하였다. 하지만 조민은 온가족이 합심하여 당사자의 오랜 꿈이었던 의대를 진학하고자 학생부 가짜 스펙을 만들었고, 그게 걸려서 부모가 다 감옥을 갔다(...)

심지언 유승민 의원의 딸인 유담과 조민을 비교하면 조민은 더 초라해진다. 유담이 학부 동국대 졸업 후 스트레이트로 연대 석사-고대 박사하고 SSCI 논문 무려 1건(!)으로 박사 졸업 8개월만에(!)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 정교수를 31살에 딴 것은(!), 명문외고 출신의 조민이 학생부 실적 조작해서 의대 진학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심각한 문제임에도, 유담에 대한 비난보다는 조민에 대한 비난이 훨씬 크다. (나는 조국과 조민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들의 재수없음과는 별개로 이것은 분명한 아이러니이다.)

뭐 그런고로, 아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386 운동권이라고 다 강남 아파트 있는 거 아니고, 다 국회의원 하는 거 아니고, 다 공공기관 사장 하는 것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정치적으로는 힘이 세지만 그 외에는 그렇게 힘이 세지 않다. 경제, 사법, 군이나 고위공무원 쪽은 아직도 여전히 건국세력들의 운동장이다.

나머지 중에서는 그래봤자 문화예술 영역 정도... 근데 여기도 파인아트로 들어가면 다 건국세력 놀이터고, 방송도 운동권 방송은 MBC밖에 없다. 나머지는 정권따라 바뀌는 KBS 제외하면 전부 건국세력들이 주인인 방송국들이다. 신문도 마찬가지고... 그러니 내게 보수우파 세계관을 설파하지 말지어다... 책 한 권만 읽은 놈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고.

https://www.facebook.com/share/17jc5KhR3A/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