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명문대 썰이 돌아다니고, 서울대 가면 주변에 엄청 똑똑한 학생들이 많다 하는데 나는 매우 웃기게 생각한다. 내가 동의하지 않는 것은 두가지 이유인데, 첫째로 세계를 못보았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똑똑하다는 것을 정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세계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한다. 오늘은 두번째를 언급하겠다. 세상이나 학문, 사업의 성공가능성은 공부순이 아니다. 내가 비유를 들겠다. 산에서 과일을 수확하는 게임을 한다고 하자. 누가 과일을 많이 따고 돈을 벌까?
첫번째 그룹의 사람은 가까운데 있는 나무의 꼭대기에 달린 감이나 과일을 따기 위해서 기를 쓰고 올라간다. 이 때 높은 나무를 올라가는 능력은 학교에서 배운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높이 올라는 갔는데 남아 있는 과일은 몇개가 안된다. 왜냐하면 눈에 잘보이는데 있는 나무이기 때문에 이미 낮게 달린 과일은 다른 사람들이 다 따갔다. 보통 학교 공부 잘한 사람들이 이 첫번째 그룹에서는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두번째 사람은 낮게 달린 과일 (low hanging fruits)을 찾기 위해서 산의 더 깊숙한 곳으로 간다. 운이 좋으면 낮은 가지에도 과일이 많이 달린 나무를 찾을 수 있다.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한 것보다 호기심과 모험심이 많은 사람들이 당연 유리하다.
세번째 사람은 먹으면 소화도 안되기 때문에 아무도 안먹고 따라서 얼마든지 딸 수 있는 열매를 가져다가 다이어트에 좋은 과일이라고 포장을 한다. (소화가 안되니 살이 안찐다. 당뇨에도 좋다.) 이 세번째 그룹은 게임의 규칙을 자기가 정한다. 여기가 천재의 영역이다. 보통사람들은 천재를 몰라보기 때문에 성공하기 전에는 사기꾼이라거나 약장사 소리를 많이 듣는다. 성공가능성이 낮은데 그나마 선진국에서 성공가능성이 높다. (내가 다음 포스트로 세번째 예를 들것이다.)
아무튼 똑똑함은 학교공부로 판단하기 어렵다. 학교 공부는 기껏해야 높은 나무 잘 올라가는 능력을 가지고 키재기 하는 것이다. 회사의 창업자가 되는 능력이 아니라 성실한 월급장이 되는 능력에 가깝다.
물론 좋은 학교 다니면 유리한 것이 당연히 있다. 브랜드와 네트워킹 효과이다. 그런데 좋은 학교 나왔다는 브랜드는 사회생활 10년이상 하면 힘을 쓰는 것이 아니다. 네트워킹은 좀 더 길게 중요하다. 부자가 되고 싶으면 부자친구가 많아야 하고, 큰 학자가 되고 싶으면 큰 학자 친구가 많아야 한다. 명문 학교 나오면 유리하다. 그래도 밑바탕은 자기 인품과 노력이다. 개방적이고 남을 배려하는 인품이 당연 더 중요하다. 아무튼 결론은 남이 공부잘하는 것, 좋은 대학 나온 것에 주눅들지 말자입니다.
출처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pfbid0wsEfNoJe3gzWA2hjK55KommDZQWHpkmaUk7fUtRaaqkZx8uLzBFV6dDuud7cQiFfl&id=100000998149595&mibextid=Nif5oz
어제 밤늦게 그냥 떠든 글이 엄청 '따봉'이 많아서 후속편을 씁니다.
하버드, MIT, 스탠포드 어디가 더 명문대학인가?
어제는 과일 따는 것으로 똑똑함은 무엇인가를 언급하였다. 첫번째는 까치밥이라도 따겠다고 높은 나무 올라가기인데 소위 exploitation (지독하게 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낮게 달린 과일이 많은 나무를 찾는 것인데 이는 exploration (탐색) 전략이다. 세번째는 소화가 잘 안되어서 안먹던 과일을 다이어트에 좋다고 상품화시키는데, 이는 re-frame 전략이다. 명문 대학도 다 이러한 전략의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다.
나는 위의 세 대학을 상당히 잘 안다 말할 수 있다. 하버드 대학에는 교환교수로 1년 가 있었고, 스탠포드 대학은 그 옆의 실리콘밸리에 있었기 때문에 잘 알고, 또 MIT도 친구도 있고 하버드 가깝기 때문에 잘 안다.
위에 언급한 세개의 대학 중에 한국대학의 방향과 가장 가까운 것이 MIT이다. 어제 말한 과일 따기로 말하면 MIT의 전략은 첫번째에 가깝다. MIT가면 엄청 열심히 공부하고 실험해야 한다. 다른 곳에서는 엄청 어렵다는 기술을 개발한다. 그래서 MIT 출신 중에 Bose 등 중견기업의 창업자도 많고 자부심이 대단한 학교이다. 근래의 중요 발명으로는 (한국계 Jay Lim 교수가 주도) 디지털 HDTV를 들 수 있는데, 이것 완벽하게 만든 것이지, 기술이 처음 여기에서 개발된 것이 아니다. 이차대전 때는 레이다를 열심히 개발하였다. MIT가 강한 학과는 화공, 기계, 재료, 전자 쪽의 하드웨어이고, 요즘 생물공학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스탠포드는 두번째 전략인 exploration에 가깝다. 공대내의 학과가 전통의 화학, 기계보다 상당히 SW중심의 IT로 편중되어 있다. 스탠포드 대학원에서 만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을 공동창업하였다. 어떤 기술을 완벽화하기 보다 (이 것은 스탠포드가 버클리 못 따라간다), 새로운 기술의 탐색에 능하다.
우리와 가장 다른 곳이 하버드대학이다. 이 대학교 일년 있어 보니, 여기는 뭘 잘 만들까에 관심있는 곳이 아니다. 여기는 훌륭한 질문이 중요한 곳이다. 즉 세번째의 re-frame 전략이 교수부터 학생까지 몸에 밴 곳이다.
이 세 대학의 성공을 따진다면, 지금 미국은 누가 바꾸었는가? MIT는 디지털 HDTV를 만들었는데 특허료 수입에 만족하지 산업은 다 한국이나 중국으로 넘어갔다. 반면 스탠포드와 하버드 출신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페이스북을 만들고 미국 전성시대를 다시 열었다. 여기에 MIT의 딜레마가 있다. 왜 스탠포드 하버드 출신은 갑부가 되는데 MIT출신은 중견 사업자에 만족해야 하는가?
그러면 왜 모든 대학이 하버드를 안 따라갈까? 첫번째 전략이 가장 안전하고, 세번째 전략이 가장 불확실하다. 하버드 나와서 어디 제대로 못 박혀있고 이상한 말이나 하며 돌아다니는 사람 많다. 대표적으로 TV에 한복입고 나와서 떠드는 동양철학 박사이다. 우리 왕싸가지의 대명사 이준석 전 대표도 내 시각으로 보면 더 잘 이해가 될 것이다. 이분은 세상을 통째로 먹으려고 덤비는 것이지, 남이 하는 것 성실하게 도와주자는 교육받은 것이 아니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전략이 너무 치중되어 있다. 똑똑할 수록 세번째 전략에 많이 투입이 되어야 하는데, 가장 안전한 의사 변호사 공무원으로 낙착이 된다. 여기에 대한민국의 전략적 미스가 있다.
출처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pfbid0dQefBHH55iAivkvdoqqgZ6BWQy3Twm8WEeKWkdFiKxS4PyHqQLeczSJ58DrqoSRNl&id=100000998149595&mibextid=Nif5oz
왜 한국의 대학은 경쟁력이 없을까?
(전략이 모두 동일하다. 나라가 좁고 폐쇄적이며, 국가의 대학규제가 심하기 때문이다)
앞의 글에서 하버드, MIT, 스탠포드 세 명문대학의 전략을 비교하였다. 남보다 뛰어나기 위해서는 단지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남과 다른 탁월한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의 대학은 모두 전략이 동일하고 대부분 내가 언급한 세가지 전략 중 첫번째 (높은 나무위의 한두개 남은 열매 따기 위해 경쟁하는 전략)에 몰입되어 있다. 나는 7, 8년전에 서울공대 백서 (부제-좋은 대학을 넘어 탁월한 대학으로)를 대표 집필하였는데, 국내외의 여러대학을 비교한 결과 얻은 결론이 "다양한 전략의 부재"였다.
한국에도 1류와 2류 대학이 있다. 그런데 1류 대학은 2류대학보다 더 나은 전략이 있거나 교수들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가 아니라, 단지 국가적인 예산이 더 많이 투입되었기 때문에 1류로 유지가 되고 있다. 이공계의 경우 연구업적물의 숫자와 국가지원은 거의 비례하였다.
그러면 한국의 대학이 단일한 전략밖에 없고 따라서 경쟁력이 없는 까닭은 무엇인가?
첫째로, 나라가 작고 단일민족이기 때문이다. 내가 언급한 두번째 전략(산속 깊은 곳에서 과일이 많은 나무를 찾기, exploration)이 성립하려면 산이 크고 깊어야 한다. 뻔한 동네에서 이러한 전략이 통하기 어렵다. 그리고 세번째 전략 (소화 안되는 과일을 다이어트 용으로 팔기, re-frame 전략)이 생기려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단일민족 문화는 당연 엄청 약점인데 이것을 자랑한다. 심지어는 이 좁은 나라에서 경상도 전라도 나뉘어서 싸우고 질시한다 (사실은 둘이 굉장히 비슷해야 지독하게 싸운다!). 대학에 외국인 학생이 거의 없는한 re-frame을 할 능력이 있는 학생이 나오기 힘들다.
둘째 이유는 정부규제이다. 정부가 일괄적으로 교육부를 통해서 대학의 경영지침을 준다. 사립대학임에도 맘대로 등록금을 받지 못한다. 국공립대학보다 사립대학이 전략의 유연성면에서는 엄청 유리할 수 있지만, 이 까닭으로 우리나라의 사립대학은 그냥 국가에서 받는 예산만 적은 서자 비슷한 신세이다.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서울대 연세대 고대 식으로 이루어지는 서열이 절대 안 바뀐다고 한다. 이 까닭은 대학들의 전략이 모두 같기 때문이다. 전략이 같다면, 대학들의 순위가 바뀌기 힘들다. 학비와 입학사정의 자유를 안 준다면 왜 우리나라에 사립대학이 있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대학의 경쟁력은 나라의 활력과 깊이 연결이 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적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나라를 더 개방하고, 또 규제를 풀어야 한다. 특히 대학에 대한 국가의 규제를 제거해야 한다. 다행이 이번 정부에서 교육부의 고등교육정책실을 폐지한다 하는데, 제대로 실천이 되어서 대학이 자유롭게 다양한 전략으로 경쟁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출처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pfbid025u8JRP1CUX1ytDQuEQavQPCjEJmmKR96M9zQejN4xHHYvii8yp5DSAXj4oPUv1whl&id=100000998149595&mibextid=Nif5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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