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 / 2010. 3. 26. 21:42

백수생활백서 - 왠지 희망을 꿈꾸게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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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가 항상 앞으로 나아가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려왔다. 아마 중고등학생때 익힌 버릇 아닐까 한다. 더 좋은 점수를 받아야하고, 뒤쳐지지 말아야하고, 남보다는 더 앞에 서야한다는 생각으로 내가 무엇을 느끼는지도 모르면서 살아왔다. 지금도 똑같다. 난 88만원 세대. 도태되면 끝이다. 살아남아야한다. 여유를 가질 틈도 없이 강박적인 생각에 지배당한다. 그렇다고 능률이 오르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런 나의 상황에서 '백수생활백서'라는 책은 나의 이상향을 다시 확인 시켜준 책이었다. 그래서 나는 여기서 희망을 본 것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상관 없는 사회에서 살게 된다면, 도서관옆에 작은 방을 구해서 책을 읽으며 살아가는게 꿈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이 바로 그런 인물이었다. 별다른 직업을 구하지 않고, 책읽기에만 몰두하는 인물이다. 아버지의 집에 빌붙어 살면서, 돈이 필요하면 그때 그때, 아르바이트를 한다. 성공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며 살아가는 주인공이 매우 부러웠다. 책읽기라는 일이 게임을 하거나, 도박을 하는 것 처럼 자기 파괴적인 일도 아니고, 언제든지 생산적인 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기에 더 좋아보였다. 나도 이런 삶을 꿈꾸며 살아왔지만, 언제쯤 이런 삶을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일단 먹고 살 돈을 벌어야하고, 결혼도 해야하고, 아이도 낳아야하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이 책의 주인공과 같은 삶은 요원하기만 하다. 내가 주인공처럼 살려면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책을 많이 읽어서, 박식하다거나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나, 책읽는 것으로 밥벌이를 하긴 힘들 것 같기때문이다.
 그냥 이대로,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대로 살아가야하는 걸까? 아니면, 내가 원하는대로, 별로 멋있어보이지 않는 삶을 살아보려는 시도라도 해봐야하는 걸까? 뭐 나의 경우는 이 두가지 사이의 간격이 그리 크지 않으니... 이런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만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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