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왜 '엄마'와 영어 맘(mom) 또는 마더(mother), 중국어 마마(mama)의 발음이 비슷한지가 궁금했다. 혹시 영어나 중국어가 한국으로 전해진 걸까? 어쩌면 어딘가 지구촌 공통의 기원인 언어가 있었던 걸까? 자라며 그저 [m]이 갓난아이가 내기 쉬운 발음일 뿐이며 서로 다른 언어 간에 기원이 있다는 것은 공상이라 짐작해 버렸다.
그런데 같은 궁금증을 평생의 업으로 삼고 심각하게 연구한 이들이 있었다. 20세기 중반, 모든 언어의 조상인 하나의 ‘모어(Mother Tongue)’가 존재할 것이라 믿고 이를 복원하려 애쓴 러시아의 일리치-스비티치와 돌고폴스키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방대한 문헌을 쌓아두고 여러 언어를 비교했다.그러던 중 일리치-스비티치가 결과를 코 앞에 두고 불의의 뺑소니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고 말았다. 그의 동료들은 힘을 모아 일년 후 1만년 전의 모어를 복원한 사전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물의 고어는 '아쿠아(AQ'WA)'
- 라틴어로 '아쿠아(Aqua)', 영어 '아쿠아리움(Aquarium), 스페인어 아구아(Agua)가 됨.
손가락이나 가리키다의 고어는 '틱(TIK)'
-라틴어로 손가락은 디기투스(Digitus), 영어 '디지털(Digital)', 토(발가락, Toe)가 됨
이름의 고어는 '나마(NAMA)'
- 영어 네임(Name), 라틴어 노멘(Nomen), 산스크리트어 나만(Naman), 핀란드어 니미(Nimi)가 됨.
개의 고어는 '쿠(KU)'
- 영어 하운드(Hound)의 고대 어원 '쿠온(Kwon)', 중국어 개 구(狗)가 됨.
엄마 혹은 젖가슴의 고어는 '마마(MAMA)'
- '맘', '마더', '마마' 등이 됨.
이 주장에 설득이 되는지? 난 몇 단어는 유사할 수 있지만 수많은 언어의 변이를 이런 식으로 추적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 것 같았다. 실제로 주류 언어학계의 반응도 싸늘했다.
열 명이 줄을 서 귓속말만 전달해도 마지막에는 얼토당토 않는 말로 변하기 마련이다. 언어도 1,000년마다 단어의 약 20%가 전혀 다른 말로 바뀐다고 알려져 있다. 1만 년이면 이 과정이 10번이나 반복된다. 1만년 전의 고어를 어떻게 추적하나.
언어학계는 모어 연구자들이 그저 우연의 일치를 역사적 사실로 착각했다며 냉소했다. 모어 연구는 '언어학의 연금술' 취급을 받으며 한때의 치기어린 에피소드로 잊혀졌다.
그런데 뜻밖의 곳에서 반전이 시작되었다. 1980년대 후반, 유전자 과학이 발달하며 인류의 유전자 확인이 가능해졌고 선사시대 인류가 어떻게 이동해 갔는지 유전자 지도로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예측대로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기원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그러다 이 분야의 연구자 루이지 루카 카발리-스포르차(Luigi Luca Cavalli-Sforza)가 소름 돋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류의 유전자 변이를 추적한 지도와 언어학자들이 분류해 놓은 세계 언어의 변이가 정확히 일치했던 것이다. 고대 인류가 새로운 대륙으로 이주할 때 언어도 함께 갈라졌다는 의미였다.
유전자에 공통의 조상이 있다면 언어도 그럴 것이다. 인류 공통의 모어가 실재했었음도 부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유전자는 인류가 언제, 어디로 이동했는지는 알려주었지만 그들이 어떤 언어를 썼는지는 가르쳐 줄 수 없었다. 여전히 모어가 어떠했는지는 미스터리에 싸여 있었다.
그런데 최근 AI가 모어 연구를 최신 언어과학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AI가 음성 변이 법칙을 데이터로 학습해 이를 추적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p]가 [z]로 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f]로 변하는 것은 아주 흔하다. AI는 이처럼 소리가 변할 '가능성 높은 경로'를 지도 삼아 수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거치며 가장 확률이 높은 '최적의 언어 가계도'를 그린다.
놀랍게도 이 AI 시스템의 결과는 기존 언어학자들이 평생 수작업으로 복원한 것과 85% 이상 일치했다.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이 최신 연구 결과에는 우리가 속한 트랜스유라시아(알타이) 어족의 계통도도 있다. 이에 따르면 한국어족은 약 9,000년 전 중국 요하강 유역의 농경민들로부터 갈라져 나왔다. 밭(Field), 파종하다(Sow), 짜다(Weave) 같은 모어의 흔적이 이를 증명한다.
AI는 모어를 어디까지 추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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