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0년, 이탈리아 헤르쿨라네움(Herculaneum)이라는 마을에서 한 농부가 우물을 파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곡괭이가 딱딱한 무언가에 부딪혔다.. 농부는 그 대리석을 더 힘차게 내리쳤다. 그렇게 그는 2천여 년 전,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장인 소유로 추정되는 호화 별장 '파피루스 빌라’의 지붕을 뚫었다.
이어 지하 10여미터에서 뻥 뚫린 고대 유적을 발견한 그는 사람들을 불렀고 그 곳에서 20~30cm 정도의 숯덩이를 잔뜩 발견한다. 현장은 지하라 몹시 추웠다. 인부들은 숯덩이를 안고 나와 불을 붙였다. 그러다 인부 하나가 숯덩이 안에서 구불구불한 글자모양을 발견했다.
그것은 고대 그리스 파피루스 빌라 도서관에 있던 책이었다. 폼페이를 무너뜨린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 때 가까운 헤르쿨라네움에서도 책이 갑자기 묻혀 탄화된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교황청의 전문가가 현장에 도착했다. 책 내용을 복원하기 위해 그는 두루마리에 실크 실을 붙이고 추를 이용해 미세한 힘으로 잡아당기는 기계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숯덩이 몇 장을 펼치는 데에도 수개월에서 4년이 걸렸다. 글자가 보이면 곧바로 필사자들이 베껴 썼지만 공기에 노출된 파피루스는 글자가 나타나기도 전에 바스라져 버리곤 했다.
1810년에는 화학용액에 담그는 방법이 시도되었지만 이번에는 잉크가 지워지거나 아예 파피루스가 녹아버렸다. 그렇게 수백 년 간 1,800여 권의 파피루스가 해독되지 못한 채 남았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그리스 문헌 중 친필 원본은 몇 권일까? 답은 ‘0권’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은 수없는 필사 등으로 전수되어 온 것들뿐이다. 어디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없다. 이런 시기에 1,800여권의 그리스어 문헌은 원본에 다가갈, 말 그대로 역사를 바꿀 자료인 것이다.
헤르쿨라네움 파피루스는 현재 90% 정도가 나폴리 국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 이 곳에는 19세기 파피루스를 펼치기 위해 사용한 기계도 전시되어 있다. 나머지는 옥스퍼드 보들리언 도서관과 프랑스에 있다.
이 문헌을 읽기 위한 ‘베수비오 챌린지’가 시작되었고 가상으로 두루마리를 펼치는 ‘가상 언래핑’에는 20만달러, 첫 글자와 제목을 밝히는 이에게는 각 6만 달러의 상금이 걸렸다.
2023년 드디어 상금 수상자가 나왔다. 소장본인 두루마리 중 하나가 에피쿠로스 학파인 필로데모스의 <악덕에 대하여>라는 것이 밝혀졌다. 작년과 올해에는 ‘어리석은’, ‘혐오’, ‘공포’, ‘인생’같은 단어들을 읽었다.
작년부터는 로보틱스 기술을 응용해 겹겹이 쌓인 두루마리를 물리적 손상 없이 한 겹씩 떼어내는 ‘가상 언롤링(Virtual Unrolling)’ 알고리즘을 이용하고 있다. 또 잉크와 파피루스의 미세한 질감 차이를 AI에게 학습시켜 글을 읽도록 한다.
하지만 아직도 읽어낸 분량은 미미하다. 2026년 목표는 두루마리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90% 이상 읽어내는 것이라고 한다. 몇 년 안으로 수많은 논문이 쏟아지고 철학사가 대대적으로 수정될 듯한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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