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 / 2024. 5. 12. 20:08

오빠가 하는 pc방에 귀인이 다녀갔다고 함-네이트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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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오빠가 pc방을 하는데 요즘에 밤되면 제일 잘 팔리는 메뉴중 하나가 짜계치라고 함
근데 오빠도 오빠네 알바도 둘다 라면을 진짜 못끓여서 예전엔 짜계치가 잘 안팔렸고 요즘 pc방은 음식이 맛없으면 pc사양 아무리 좋아도 장사가 잘 안된대

그래서 가게세도 겨우 맞추면서 근근이 장사하고 있던 어느날 어떤 아저씨 한분이 밤에 오셔서 짜계치를 시켜서 드시더래
그분이 잠시후에 오빠를 부르더니
"사장님 젓갈 잡술지 아요?" 하더래
오빠가 "네 먹긴 먹습니다 왜그러세요?" 하니까 그 아저씨가
"젓갈 잡술지 알믄~ 요새 참치액젓 꽃게액젓 홍게액젓 이런거 팔어요 고것이 메르치액젓마냥 비리도 안허고 맛난게 커피숟갈로 딱 반만 짜계치에 느보쇼!
그라고 짜계치 허실때 물은 300ml만 니코 가루스프랑 건데기스프랑 액젓이랑 싹다 첨부터 같이 니코 끓여야 제맛이 나요~ 면이 간이 배야 지맛이 난당게요
여기에 설탕도 반숟가락 느씨요
그라고 마지막에 들끼름 커피숟갈로 하나 뿌려주믄 젓갈 비린내도 안나고 입에 짝짝 붙어요~ 참끼름은 비싼게 들끼름으로 허씨요~ 나가 라면으로 건물산 사람잉게 한번 믿어 보쇼!"
이러시더래(대사는 오빠의 증언을 토대로 재구성한 부분임)

이 전라도 아재가 워낙 확신을 가지고 말씀하셔서 오빠는 당장 그 액젓들과 들기름을 샀고 짜계치에 이것들을 넣어 맛을 봤는데 그 순간 우리 가게에 귀인이 오셨었구나!하며 눈이 번쩍 뜨이더래

그 이후로 오빠네 pc방은 짜계치로 번성하기 시작했고 오빠는 은혜를 갚고싶어 그 전라도 아재가 제발 한번만 더 오시기를 오매불망 목빠져라 기다렸대
근데 야속한 아재는 이후로 단 한번도 오시질 않고 오빠만 홀로 그리움에 눈물로 지새우는 밤이 많아졌대

이 글을 혹시나 그 전라도 아재가 읽으신다면 분당구 모처에 ㅇㅇㅇㅇㅇpc방의 젊은 남자사장님이 그리워서 애간장이 살살 녹고있으니 제발 한번만 오셔서 떡라면 레시피도 알려주시라고 전해드리고 싶다ㅋㅋㅋㅋㅋ
는 농담반 진담반이고 암튼 오빠가 그 아재 오시면 한우 대접해 드리고 싶은데 한번을 안오셔서 그립다고함
근데 짜계치가 진짜 맛있긴 하더라구
그밤 홀연히 나타나 짜계치를 전수해주고 떠난 그 아재는 과연 누구였을까
사람이긴 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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