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 / 2019. 6. 13. 17:48

92세 청소원의 ‘90억’ 주식투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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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늘 다 헤진 티셔츠에 낡은 외투를 걸치고 야구 모자를 뒤집어 쓴 채 힘없이 걷던 노인이었습니다.”

지난달 말 미국 버몬트주의 한 마을은 허름한 옷 차림의 로날드 리드(Ronald Read)라는 노인이 죽은 뒤 90억 원의 재산을 남겼다는 뉴스가 알려지면서 한바탕 시끌했습니다. 게다가 이 가운데 70억 원 가량을 동네 병원과 도서관에 기부했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더욱 놀랐습니다.
 
주인공인 리드씨는 92세로 죽기 전 제이씨페니(J.C. Penny) 백화점에서 파트타이머 청소원으로 일했고 청소원으로 일하기 전에는 동네 주유소에서 57세까지 일했던 전혀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게다가 아내와는 40여년 전에 사별한 뒤 혼자사는 독거노인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엔 90억 원에 달하는 재산을 가진 부자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평소 다 헤진 티셔츠에 낡은 외투를 걸치고 다녔고 그 외투마저 단추 대신 안전핀으로 대신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옷차림이 어찌나 남루한 지 한 번은 동네 커피숍에서 커피를 주문하던 그를 보고 거지로 판단, 누군가가 대신 커피 값을 내준 적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질 않았습니다. 허름한 옷차림의 늙은 청소원이 남긴 재산이 모두 주식투자로 모아졌다는 소식에 마을 사람들은 또한번 뒤짚어졌습니다. 그가 죽은 뒤 열어본 그의 은행금고 속에는 주식증서(종이)들이 수북히 쌓여 있었습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전쟁이 끝난 뒤 고향에 돌아왔습니다. 그 뒤에는 죽을 때까지 평생 고향을 떠나지 않았구요. 대학은 문턱에도 가 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두들 그가 어떻게 주식투자에 나섰는지 의아해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살아 생전 하루도 빠짐없이 월스트릿 저널을 읽었고 동네 도서관을 찾아가 책도 꾸준히 대출하며 공부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그야말로 독학으로 주식투자를 마스터한 셈입니다. 그가 죽은 뒤 거액의 돈을 동네 도서관에 기부한 것도 도서관의 유용성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의 주식투자 방법도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은행 금고에서 나온 주식들은 모두 아주 오래된 주식증서(종이)로 그가 얼마나 오래 장기투자를 했는지 말해 줍니다(요즘은 상장주식을 매매할 때 종이로 된 주식증서를 발급하지 않습니다).  

그가 한평생 주유소에서 일하고 또 백화점에서 청소원으로 일하며 조금씩 투자한 주식이 90억 원으로 불어난 결정적 이유는 그가 단기 매매를 하지 않고 처음에 산 주식을 그냥 은행금고에 묻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투자종목 선정도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그가 죽은 뒤 그의 은행금고에서 발견된 주식은 AT&T, 뱅크오브아메리카, CVS, Deere, GE 그리고 GM 등으로 모두 배당수익률이 높은 우량 블루칩들이었습니다. 그가 매일 월스트릿 저널을 읽으며 독학으로 주식투자를 공부해 선정한 종목들이 아이비리그를 졸업하고 MBA를 취득한 웬만한 펀드매니저보다도 뛰어납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그는 살아생전 매우 검약한 생활을 유지했습니다. 주식투자로 90억 원의 재산을 모았지만 한 번도 사치스런 생활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가장 큰 호사는 아침에 동네 커피숍에서 모닝커피와 잉글리스 머핀에 땅콩버터를 발라 먹는 게 전부였다고 합니다. 자동차도 지금은 단종된 중고 토요타 야리스(경차)를 몰고 다닐 정도였습니다. 그가 90억 원에 가까운 재산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아니라 낭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리드 노인은 죽으면서 세상에 참 많은 걸 가르치고 떠났습니다. 우선 거액을 동네 병원과 도서관에 기증했습니다. 그의 기부 정신은 일년 가봐야 단돈 만원도 기부하지 않는 각박한 현대의 사람들을 숙연하게 만듭니다.  

그의 수 십년간의 장기 주식투자는 기껏해야 몇 달 투자하고 마는 현대인의 주식투자 행태를 꼬집습니다.  

또 매일 월스트릿 저널을 읽고 틈틈이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며 주식투자를 공부한 그의 자세는 리서치도 한번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시류에 휩쓸려 테마주를 쫓아다니는 오늘날의 주식 투자 풍토와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그리고 헤진 옷에 낡은 중고차를 몰고 다니며 검약하게 산 그의 생활 방식은 돈 좀 벌었다고 고급 옷과 외제차를 필수품으로 생각하고 구매하는 요즘 소비행태를 비웃고 있습니다. 이 시대 최고의 주식투자자인 워런 버핏도 1958년에 31,500달러에 구입했던 집에서 여태 살고 있습니다. 그의 부의 규모를 고려하면 더 화려한 집에서 사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버핏도 함부로 돈을 낭비하는 걸 용납하지 않는 겁니다. 

주식투자로 부를 축적하고 싶다면 로널드 리드라는 늙은 청소원의 삶에서 ‘공부, 장기투자, 검약’세 가지를 반드시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리드씨를 보면서 절대로 겉으로 보이는 옷차림으로 사람을 판단해선 안된다는 걸 다시한번 깨닫게 됩니다. 오늘 당장 커피숍에 만난 허름한 옷차림의 힘없는 노인이 리드씨처럼 '숨겨진 부자(secret millionaire)' 일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http://news.mt.co.kr/mtview.php?no=2015021315031013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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