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 / 2015. 12. 17. 00:35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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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난 미니카를 무척 좋아했었다. 당시 한창 티비에서 방영되던 만화가 미니카에 대한 환상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나에겐 용돈이 없었고 내가 미니카를 손에 넣는 유일한 길은 엄마에게 사달라고 조르는 것 뿐이었다. 그렇게 비싼건 아니었는지 시장에 따라나선 날 엄마는 만화에서 나오던 사이버포뮬러를 모델로 한 그 미니카를 사주셨다. 기뻤다. 당시 난 날아갈 것 같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기뻤다. 그렇게 이틀 정도 지나고 미니카는 나의 일상이 되었고 나는 미니카로만 그렇게 기뻐지지 않게 되었다. 이것이 소유에 대해 내가 깨닫게 된 첫번째 경험이었다. 소유하는 것의 기쁨은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깨달음. 지금도 난 무언가를 소유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갈망하고 있다. 하지만 난 이제 알고 있다. 그것들을 소유 하게 된다면 그 기쁨은 잠깐 뿐일 것이라는 걸. 오히려 소유하지 못하게 된다면 오랜동안 갈망하고 상상하며 기쁨을 유지하게 되는 역설을.
나는 인간 관계도 소유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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