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 / 2009. 6. 14. 00:44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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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 학교를 다니면서 걱정했던 것이 있다. 나는 마음대로 여행을 다니거나 하고 싶었는데, 학교를 졸업하더라도 직장을 얻게 되면 그럴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학교를 다닐때 조차도 방학이란 것이 있긴 했지만, 가장 추울때와 가장 더울때 있는 것이라, 가장 좋은 계절인 봄과 가을엔 갖혀있을 수 밖에 없었다. 돈이 많다면 이런 문제로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부모님께 물려받을 것도 별로 없고, 그것조차 받고 싶지 않은 난 어떻게든 스스로 돈을 벌어가며 살아가야 한다. 앞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얻게 돼도 학교에 다니는 것과 같이 규칙적으로 정해진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다면, 인생이 굉장히 암울해 질 것 같다. 이런 고민은 내가 번역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번역가라는 직업자체가 기본적으로 프리랜서이기 때문이다. 자랑할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외국어도 독해는 자신이 있기때문이다. 수능을 마치고, 더이상 수능을 위한 공부가 아닌 제대로 된 영어공부를 위해 노력해오기도 했었다.
그동안 종종 어떻게 하면 번역가가 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뒤져보곤 했었다. 어디 어디 학교를 가야 한다던가, 아카데미를 가야한다던가 하는 대답만 볼 수 있었다. 그러다 실제 번역가가 후배 번역가들의 위해 쓴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실제로 이 세계에 몇년동안 몸담아 오던 분이 쓰신 책이라, 번역가라는 직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가 얻고자 한 가장 중요한 정보 중 하나가 번역가가 되기 위해서 특별한 자격을 갖춰야 하는가 였는데, 꼭 그렇진 않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전공은 공과계열이었고, 번역가가 되기전엔 팬택에서 휴대폰을 개발했다고 한다. 이 책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번역가 자격증 발급을 주관하는 곳이 2군데 있고, 번역 대학-대학원도 있지만, 그런 과정을 꼭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이런곳에서 가르치는 사람들이 현장경험이 없는 사람들이라, 나중에 번역가로서 일거리를 얻을때 도움을 받기도 힘들거라는 얘기도 있었다. 좋은 대학을 나오는게 어느정도 메리트는 있지만, 이 세계에서 중요한 것은 실력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번역가로 데뷔하는 방법은 3가지가 있다고 했다. 하나는 무조건 각 출판사들의 편집자에게 들이대는 방법으로 메일을 수백통 보내보는 것이라고 한다. 저자도 이런 방법을 썼었고, 100통이 넘는 메일중에 답장이 온곳이 2~3군데였다고 한다. 두번째 방법은 번역가들을 양성하는 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 많은 기관들이 있지만, 되도록이면 현장경험이 풍부한 강사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게 좋단다. 세번째 방법은 번역자 자신이 직접 외서 번역을 기획하는 것이다. 보통은 출판사에서 기획을 하고, 정해진 책을 번역자에게 번역하도록 청하는데, 이 방법은 기획부터 번역가가 직접 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 세번째 방법에 눈길이 갔다.
 그동안 책을 읽으면서, 좋은 책들의 참고서적이 국내에 있는지 살펴보면 없는 경우게 꽤 많았다. 실력을 길러서 이런 책들을 번역하는게 개인적인 공부도 되고 덤으로 돈도 벌 수 있게 되고 좋을 것 같다. 문제는 아직 나에게 그런 실력이 없고, 내가 기획한 책이 시장성이 있을지 모른다는 것. 이 문제는 일단 출판사에 연락하기 전에 나만의 번역 블로그를 만들어서 해결해 볼 생각이다.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외서들을 번역하고 올리면서, 블로그 방문자들의 반응이 좋으면, 그 자체로 시장성이 증명이 되는 셈이니, 기획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생각은 어디까지나, 내가 제대로된 영어 독해능력과 국어쓰기 능력을 갖췄을때의 이야기이다. 지금은 이런 꿈을 꾸기에 좀 무리가 있다. 원서를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는 중이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많다. 글쓰기는 또 어떤가. 난 초등학교때부터 글쓰기가 어려웠었다. 차근 차근 준비해나가면 언젠가는 가능할 것이다. 번역가라는 직업으로만 먹고 살려면 아마도 지금부터 10년~15년 정도는 흘러야 할것이다. 그동안은 나의 직업을 지키면서, 번역을 병행해 나갈것이다. 어차피 책읽기는 평생하기로 했던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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