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 / 2024. 3. 1. 18:12

너진똑-반야심경 100번 읽은 것처럼 만들어드림 영상 베스트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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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p-wip48Lcc?si=LQjkiz8-TqgGEQ7A

@leephil1208  2개월 전(수정됨)
좋은 비디오 감사합니다! 제 친구가 불교를 좀 오래 공부해본 적이 있는 녀석인데, 여기에 살을 좀 붙일 수 있을까 싶어 술먹으면서 들려준 불교썰에 추가하여 이것저것 써볼까 합니다.

일단 불교는 여러 종파가 있고 영상에서는 한국 대중부의 사상을중심으로 소개한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셨고 친구가 알려준 불교내용도 석가모니 사후 얼마 안된 시점의 교리에 더 가깝다보니 석가모니 사후 대중부의 핵심인 공사상(확장판.exe로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이 추가된 버전에 대한 설명보다는 극초창기 불교에 대한 설명을 대승부에 대한 설명에 곁드릴 사이드디쉬 느낌으로 조금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이것이 딱히 어느 불교가 더 좋고 나쁘다는 뜻은 당연히 아니라는 점은 재차 강조드립니다.

각설하고 원시 불교의 핵심은 '콩 심은데서 콩난다'입니다. 한마디로 이 우주에서 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진리는 오직 인과율 뿐이라는 거죠. 그 외에 모든 것, 그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사물들에 대한 우리 인간의 모든 해석, 경험은 실체가 없습니다. 어떤 유튜브 비디오에서 감각질을 설명할때, 바늘로 누군가를 찔렀을때 그 사람은 당연히 '아야!'라고 할 것이고 이때 바늘이 몸을 뚫고 들어오고 이로 인해 '아야!'라고 하기까지 이어지는 모든 생화학적, 신경학적 작용들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이것은 우리의 고통에 대한 주관적 감상, 감각질을 배제한 설명이라고 했었습니다. 이때 불교에서 말하는 인과가 바로 모든 생화학적 작용들이며 유일하게 실체가 있는 것, 그 주관적인 '감각질'이 실체가 없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세상을 인지하는 모든 결과들은 사실 실체가 없다는 것이 원시불교사상의 핵심입니다. 색깔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과학적으로도 색이라는 건 그저 어떤 물체에 빛이 부딪혀 튕겨져 나온 전자기파의 특정 스펙트럼일 뿐, 빨강 노랑 파랑은 우리 머리속에서 조합된 결과물일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악취란 것도 없습니다. 그저 어떤 사물에서 공기중으로 분사된 분자들이 우리 콧속으로 들어오고 이에 특정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들이 체내에서 분비되는 현상만이 있을 뿐입니다. 악취라는 주관적인 경험은 뇌속에서 재구성된 환상일 뿐이죠. 이런 논리로 세상만물은 오로지 물리적 실체만이 존재하고 그것을 경험하는 모든 오온, 감각, 의식의 작용은 실체가 없는 '환각'에 불과하다는게 핵심입니다. 마치 새벽에 초소에서 졸다 깼을때 몽롱한 상태에서 창밖에 사람얼굴이 있는 것처럼 순간 착각하는 것처럼, 인간의 세상에 대한 모든 인식은 결국 실체가 없는 것입니다.

불교에선 이 환상이 모든 고통의 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현실은 그저 물리적 인과율로만 돌아가고 있는데 우리 인간이 여기에다가 실체가 없는 의미부여를 통해서 명색-감각수용-호불호-쾌감-집착-분노 다툼 시기 등으로 이어지는 연기작용에 계속 땔깜을 밀어넣기 때문이죠. 기쁨이라는 것도 그저 그 자체로 존재하는 의미없는 인과적 현상에 우리가 실체가 없는 기쁨을 씌웠기 때문에 결국 기쁨에 익숙해져서 기쁨의 상실로 이고 이에 우리는 고통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죠.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 우리는 수행을 거쳐야 하고, 이 부분이 그 유명한 '강을 건너기 전부터 배를 버릴 필요가 없고, 강을 건넌 후에 배를 버려도 충분하다'는 말이 나오는 거라고 친구가 말해줬었습니다. 석가모니는 인간의 인지작용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다루기에 따라서 이러한 환상을 깨부술 수 있는 힘을 끌어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배라는 것이 우리의 몸 내지는 인지적 작용이고 환상을 버리겠다고 처음부터 무리해서 우리 몸과 인식의 한계에 무모하게 도전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요. 단계적으로 비파사나와 같은 수행과 계율을 따라가면서 차츰차츰 '오온'을 이용해서 오온이 주는 환상을 극복할 수 있다는게 핵심입니다.

불교의 수행과 계율은 정말 미친듯이 많습니다. 하지만 큰틀에서 보자면 우선 어떤 현상에 대한 수많은 편견들을 모읍니다. 모으고 모으다 보면 대충 크게 치우친 관점들이 서로 상쇄되면서 해당 현상에 대한 지혜가 생깁니다. 여기서 이 지혜를 전부 떨쳐버리고, 이 과정을 모든 현상에 대해, 결과적으로는 오온과 의식의 작용까지에 대해서도 반복하며 인과에 대한 모든 종류의 주관적 해석을 거부하는 경지, 해탈에 이루고자 하는게 이러한 수행들의 최종 목표이고, 불교에서 도달하고자 하는 최고의 경지입니다. 숫타니파타에서도 mindfulness 즉 항상 내 마음을 관찰하여 왜 마음에 요동이 생기는지를 깨닫고 이를 반복적으로 스스로에게 상기시켜서 종국에는 그 요동을 완전히 꺼버리라고 하는데 비슷한 내용입니다. 심지어 가족이라는 생각, 친구라는 생각, 연인이라는 생각도 마찬가지죠.

이렇다보니 불교가 대중에게 공개되는 버전과 수행자들 사이에서 내려져오는 버전이 많이 다르다고 친구가 알려주었습니다. 부모를 잃고 슬퍼하는 자식에게 종교적 의미가 담긴 위로를 하는게 더 낫지, 그 사람에게 대고 '부모를 잃었다니? 부모라는건 없어. 단지 유전적으로 자신들을 복제한 유기체가 있고 진화의 과정을 통해서 그 원본의 부재에 부정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프로세스들만이 존재할 뿐이야. 그 대상들에 대한 부모라는 해석은 어디까지나 너의 환상이며 실체가 없어. 어떻게 존재하지 않는 것을 잃을 수가 있지? 너가 고통받는 이유는 오온의 환상에서 너가 허우적거리고 있기 때문이야. 버려. 그 모든 해석을 버리라고. 부모라는 해석, 자식이라는 해석, 감각과 의식의 해석을 전부 버려. 그래야지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어"라고 하는건 솔직히 미친 짓입니다. 불교적으로도 그런 식으로 시비거는건 탐진치에 걸려서 입구컷행입니다. 그러다보니 대중들에게 설명할때는 다소 애매모호하게 종교적, 샤머니즘적 요소를 섞어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는 말을 들었었네요. 

그리고 불교의 최종 종착지인 해탈은 단지 저 사실을 깨닫는 거에 그치지 않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인과만이 실체가 있다는건 말그대로 그게 현실이라는 겁니다. 이러한 현실의 특성을 이해하는건 어디까지나 우리가 고통받는 이유를 설명하는 일종의 배경설명이지, 불교의 최종 종착지는 아닙니다. 불교의 최종 목표인 열반을 위해서는, 인과만이 실체라는 생각에 집착하는 것도 결국에는 실체가 없는 생각이기 때문에 버려야 할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말그대로 이렇다할 마음의 작용이 없는 고요한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인데 그런 생각을 계속 갖고 있는 것도 그 자체로 하나의 생각이자 편향이 되기 때문에 마음에 동요를 일으킬 수밖에 없고 극복대상에 들어갑니다. 허무주의하고도 거리가 당연히 멀수밖에 없는게, 애초에 허무하다는 것도 인간의 자의적 해석인데 이것도 결과적으로는 무소의 뿔처럼 거침없이 버려야 합니다. (물론 이게 아라한/나한=부다/부처인지, 열반을 미루고 중생구제에 힘을 쓰는 존재가 부처이고 아라한보다 높은 경지인지에 대한 평가는 아닙니다...오해차단용으로 쓰는데, 전자가 상좌부의 입장, 후자가 대승부의 입장인 것으로 알고 단지 알고만 있을 뿐 어느 한쪽을 더 우월하다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를 개개인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불교라는게 정말 심오하고 확실히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철학인건 맞는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영상에서 소개된 대승부와 비교해보면 분명 더 의미있는 교훈을 얻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다들 좋은하루 되시고, 앞으로도 좋은 비디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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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aengs99
2개월 전(수정됨)
음.. 불교에 대해 다소 오해하고 계신 것 같아요. 존재라는게 없다거나 존재 하는 모든걸 단순히 인과적으로 정의하고 그곳에서 무의미를 찾는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가 아닙니다. ”모든 일이 인과적으로 일어난다“ 는 부처님의 말씀만이 사실이지 이에 더 나아가서 “모든 존재가 인과적으로 정의되므로 환상이고 가치를 부여할 필요도 없다“라고 말하는건 불교(여기서 말하는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대승불교를 뜻합니다)쪽에서 외도,혹은 사견이라고 불리는 생각입니다.
부처님이 가족을 잃은 고따미라는 여성에게 어떤 설법을 했는지 들어보시면 이 두가지가 다르다는걸 아실겁니다.
이게 워낙 혼동하기 쉬워서 많은 사람들이 불교를 공부하다 허무주의로 빠지곤 하더군요 ㅠ 모든게 의미없고 무가치하다면 왜 살아야하지? 라는 식으로요.

혹시 더 관심있으신 분은 네이버 블로그에 “좋철”이라는 분 만화 한번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저는 말주변이 없어서 괜히 오해만 더 불러일으킬까봐 이만 줄이고 너진똑님만큼 설명 잘하고 재미도 있는 만화이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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