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 / 2023. 2. 12. 23:50

블라인드 초등학교 6학년 선생님의 졸업식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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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한명이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아. 3월 2일 첫날부터 나한테 쌍욕하던 아이였는데, 알고 보니 성격이 모나질 수밖에 없던 환경이었더라고. 엄마 바람피고 집나가고 아빠는 맨날 술마시고 들어오고... 그래서 그냥 세상 사는 게 싫고 다 불만이었던 거야.
그때부터 이 아이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는데, 물론 처음부터 나한테 마음을 열지는 않았어. 어른은 일단 경계하고 보는 아이였거든. 그런데 내가 진심을 다해 대하니 어느 순간 변화하더라. 결정적으로 변화한 건 내 사생활을 오픈했을 때였어. 나도 사실 어릴 때 엄마가 돌아가셔서 홀아버지 밑에서 자랐는데, 이 이야기를 오픈하니 이 아이가 동질감?을 느꼈는지 확 마음을 열더라고. 이 아이가 마음을 열 수 있다면 이런 사생활따위 더 오픈할 수도 있었어. 이후에는 거의 매일 남겨서 나랑 같이 보충수업하고 보드게임하면서 래포를 쌓았고, 나중에는 밖에서 몰래 짜장면도 사먹였어ㅋㅋㅋ
그러고 오늘 졸업식 때 '선생님덕분에 정말정말 행복했어요. 중학교로 오시면 안돼요?'라고 하더라. 너무 뿌듯했고, 앞으로 이 아이가 더욱 빛나는 존재로 거듭나길 바라며 꼭 안아줬어. 올해도 새로운 제자들 열심히 가르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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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랑 헤아져서 슬퍼하던 말안듣는 학생한테 남자친구랑 헤어져서 슬퍼한 내 썰 공개하면서 친해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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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반 초6 제자들 졸업했는데 (블라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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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블라: 오늘 우리 반 초6 제자들 졸업했는데

그중 한명이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아. 3월 2일 첫날부터 나한테 쌍욕하던 아이였는데, 알고 보니 성격이 모나질 수밖에 없던 환경이었더라고. 엄마 바람피고 집나가고 아빠는 맨날 술마시고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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