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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모자 아사 사건
우리는 결국 냄새가 되었다나는 이미 숨이 멎은 지 오래였다.그렇지만 이 방에 스며 있는 우리의 냄새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 곰팡이와 먼지, 오래된 나무 냄새 속에 섞여 있는, 굶주린 배에서 올라온 신 냄새. 그것이 곧 ‘우리’였다.살아 있을 때, 우리는 자주 웃지 못했다. 하루에 한 끼도 먹기 힘든 날이 많았다. 엄마는 항상 나보다 먼저 굶었고, 아버지는 오래전에 사라졌다. 겨울이면 숨을 쉴 때마다 입김이 허공에서 부서졌고, 이불 속에서도 발가락이 시렸다.마지막 날, 우리는 같은 이불을 덮고 있었다. 배가 고파서 잠이 오지 않았다. 엄마의 숨소리는 약했고, 기침은 길었다. 창문 밖에서는 바람이 울고 있었다. 나는 엄마의 손을 잡았다. 그 손은 얼음처럼 차가웠다.“엄마, 내일은 뭐 먹어요?”엄마는 대답..
2025. 8. 28.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