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하기 / / 2013. 3. 16. 20:33

미국 무역적자가 큰 문제가 아닌 이유를 이해하기 위한 실마리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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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건물에는 공장같은 것이 없었어요. 그냥 밀폐된 공간 속에 많은 박사들이 갇혀 있을 뿐이죠"

"그들은 뭘 하나요?"

"디자인을 합니다. 사실은 아주 어려운 디자인이지요. 우리는 이해 못해요."

"그게 소위 말하는 지적재산인가요?" 내가 물었다.

"그렇다고 할 수 있죠. 그들은 칩 같은 것을 디자인 합니다. 그것이 정확하게 우리가 원하는 것인지 확인한 후 이메일로 파일을 대만에 보냅니다."

그러니까 디자인이 수백만 달러를 쓰고 나서 그것을 그냥 이메일로 외국에 보낸다는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신추 시에 있는 마스크 공장으로 보냅니다."

"가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재미있는 곳은 아니죠. 어쨌든 우리는 마스크를 만드는데 7만 5천달러를 냅니다. 그러면TSMC가, 그 회사를 아시죠? 대만에 있는 공장 말입니다."

"예, 압니다."

"그들은 사진 필름 같은 마스크를 받아서 우리 칩을 만듭니다. 나는 그것을 감독하면서 조정하는 것이었어요."

"그러면 칩이 나오나요?" 내가 물었다.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아직은 해야할 일이 더 있습니다. 우리는 2,500달러를 내고 8인치 짜리 웨이퍼를 받습니다. 웨이퍼에는 대략 2,000개의 다이사이트, 그러니까 미래의 칩이 있습니다."

"그러면 칩 하나에 1.25달러가 드는 셈이군요?"

"그랬으면 좋겠지만 수율이 100퍼센트는 아닙니다. 웨이퍼에는 먼지 같은 것이 묻어있어서, 쓸모없는 것들도 많아요. 대략 75퍼센트가 칩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웨이퍼 테스트를 해야 하죠."

"그 일은 어디에서 하나요?" 내가 물었다.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곳에 맡깁니다. 때로는 대만에서도 하지만, 대개는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같은 곳에서 하죠. 나머지 작업은 노동집약적인 작업이기 때문에, 인건비가 낮은 나라에서 합니다. 서로 계약을 따려고 경쟁을 하죠." 그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잠깐만요. 좀 정리를 하겠습니다. 돈이 어떻게 오고 가는지 정리를 해 봐야겠습니다."

"해 보세요."

"그러니까 정리를 해 보면, 먼저 이메일로 디자인을 보냅니다. 거기에 드는 돈이 있습니까?" 내가 물었다.

"없습니다."

"다음에 웨이퍼 하나에 2,500달러를 내지요. 이 돈은 실리콘밸리에서 대만으로 갑니다." 내가 말했다.

"그리고 마스크 비용으로 7만 5천달러를 내죠." 그가 말했다.

"아, 그렇죠. 그밖에 또 어떤 비용이 있습니까?" 내가 말했다.

"웨이퍼 테스트를 하는 비용이요. 이건 나쁜 다이 사이트에 검은 점을 찍는 건데, 이 비용은 웨이퍼 하나당 100달러가 듭니다. 좋은 다이를 살려냅니다. 이 작업에는 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습니다. 아까도 말했듣이 노동집약적인 작업입니다."

"그러면 끝나는 겁니까?" 내가 물었다.

"아직은 아닙니다. 다음에 패키지 과정이 있고, 그렇게 패키지가 된 칩을 다시 시험해야합니다. 비용은 많이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쁜 부분을 또 찾아야 하기 때문에 수율은 더 떨어집니다. 그래서 칩의 최종 비용은 더 높아집니다."

"그러면 끝나는 거군요."

"거의 다 끝납니다. 그렇게 해서 칩이 완성되면 홍콩에 있는 창고로 보내집니다."

"그러니까, 이 경우 모든 비용을 추적한다면, 칩 하나에 2달러의 돈이 드는군요."

"수율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2달러나 2.5달러가 듭니다."

그 후 칩을 파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수백만 개의 칩을 팔지요."

"누구에게 말입니까?"

"아, 우리는 소니, 파나소닉, 샤프, 그밖에 DVD 플레이어를 만드는 회사들에게 팔았습니다. 도시바는 직접 칩을 만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칩은 기본제품입니다. 우리 칩에다 레이저 다이오드와 전원과 몇가지 부품을 더하면 최종 제품이 나옵니다."

"얼마를 받고 파나요?"

"처음에는 20달러를 받을 수 있죠."

"2달러가 들어간 칩을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그건 단순한 실리콘이 아니죠. 실리콘 위에 쓰여져 있는 것 그게 중요한 거죠."

"놀랍군요."

"그렇습니다. 경쟁이 시작되면, 가격은 10달러까지 떨어집니다. 그러면 우리가 만드는 데 1달러 드는 더 작은칩을 디자인합니다. 그리고 그걸 5달러에 팝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DVD플레이어가 99달러에 팔립니다."

"그래도 5배의 가격을 받는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마진을 더 높이고 싶습니다."

"이제는 소니가 칩을 사며 낸 돈은 다시 미국으로, 여기 실리콘밸리로 들어오는 거죠?"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꼭 그렇지는 않다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칩을 팔면 분기 매출이 늘고 영업이익이 생기지 않습니까?"

"하지만 돈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마크 알렌이 말했다.

"뭐라구요?"

"그것은 해외의 다른 곳으로 갑니다."

"하지만 그건 당신네들이 번 돈이잖아요."

"물론 그건 우리돈이지만, 그 돈이 다시 들여오면 35퍼센트의 세금을 내야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해외에 자회사를 만들어 그곳에 돈을 보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투자를 합니다."

"어디에 말입니까?"

"아, 그 돈으로 미국 정부의 공채나 이런저런 채권을 사지요."

"어떻게 그게 가능합니까?"

"그 일은 변호사들이 알아서 합니다. 우리는 그냥 카리브해의 바베이도스 같은 섬에 자회사를 만들기만 하면 됩니다. 현금은 모두 모회사에 통합이 되지만, 실질직인 현금과 투자는 미국 밖에 있는 거에요."

"하지만 당신 칩은 결국 미국으로 들어오잖아요?"

"그렇죠. 하지만 파나소닉의 DVD플레이어 안에 들어있는 형태로 돌아오죠."

바로 이것이 내가 찾던 퍼즐의 조각이었다.

"그런데 칩을 미국에 있는 회사들에게도 팔지 않습니까?"

"그렇죠. 홍콩에서 실어와 본사 건물로 실어옵니다. 사실 실어온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어요. 아주 작고 가볍기 때문이죠. 택배로 아주 싸게 운반할 수 있죠."

"그 후 이곳 회사들에게 팔죠. 그렇게 해서 받는 10달러는 미국에 남는 거죠?"

"대만에 2달러을 내고 완제품을 수입하는 형식으로 칩을 들여옵니다. 그래서 무역 수지를 보게 되면, 2달러의 적자가 생기는 거죠."

"하지만 파일을 수출했잖아요." 내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건 사실 가격이 없습니다. 이메일로 보내는 파일에 불과하니까요. 그건 사고 파는 게 아니죠."

"수출은 없지만 수입은 수백만 달러가 되는 겁니까?"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우리는 미국이 엄청난 무역적자를 기록하는데 일조를 하지요. 그렇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아주 많은 돈을 법니다. 말이 안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게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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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1976년 이후 거의 매년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것은 정부가 철도의 침목을 세어 미국 경제의 힘을 측정하는 것과 같다. 그것은 잘못된 방식이다.

1976년 이후 누적 무역적자는 4조 달러쯤 된다. 많은 이들이 우리 후손의 미래를 먼저 소비해 버렸다고 한다. 만든 것보다 4조 달러나 더 소비했다는 말이다. 우리 후손은 그 빚을 갚기 위해 노예처럼 일해야 할 것이라고 한다.

만일 이것이 독일산 맥주나 프랑스산 포도주를 엄청나게 들이키면서 적자를 기록한 것이라면, 약간 걱정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지적 재산을 수출한 후 완제품을 재수입하며 생긴 것이다. 그 결과 우리는 생산성이 더 높아졌다. 설계는 우리가 하고, 칩은 대만에서 만들고, 조립은 말레이시아에서 한 컴퓨터가 미국의 회사 사무실에서 사용되고 있다. 비슷하게 만들어진 여러가지 덕분에 매년 이메일이 싸지고 전화통화가 싸지고 있다.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외국인들은 우리에게 4조 달러어치 물건을 만들어주고, 그 대신 벤자민 프랭클린의 얼굴이 새겨진 종이 조각을 받는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은 우리에게 돌아온다. 거저 돌아오는 걸까? 아니다. 외국인들은 알랜 그린스펀이 서명한 10년짜리 채권을 산다. 혹은 화려한 색깔의 주식증서일수도 있다. 외국인들이 바보가 아니라면 여기에는 뭔가 경제적인 이유가 있다.

그 4조 달러의 전부 혹은 대부분은 이미 미국에 와있다. 그 돈은 수익을 쫓아서 돌아왔다. 그렇다고 그들이 미국을 소유하고 있는가? 아니다. 미국의 전체 채권시장은 19조 달러이고, 주식은 15조 달러이다. 4조 달러는 아주 적은 부분이다.

월가가 알아낸 비밀 아닌 비밀 한가지는 지적재산을 만들면 돈을 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리적인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윈도우를 50달러에 판다. 엄청난 연구개발비만 있을 뿐, 소프트는 40퍼센트의 영업마진을 내서 미국에서 두 번째로 가치가 높은 회사였다. 첫 번째는 GE였다.

돈은 바로 이런 수익률을 찾아다닌다. 그리고 월가는 중개자 역할을 한다. 미국의 교역 상대국들이 갖고 있는 자본은 곧바로 미국으로 돌아와 투자된다.

경제학자들은 GDP, 즉 국민총생산을 측정하며 이 수치에 따라 죽고 산다. 돈을 굴리는 사람은 국민총수익을 본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기 때문이다. 다우존스 지수가 GDP를 짓밟는다. 이와 함께 산업경제학자들은 기절하며 쓰러진다.

마이크로 소프트가 지적재산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얻으려면 1퍼센트의 영업마진을 올리는 마이크로소프트 만한 크기의 회사가 40개 있어야 한다. 바로 수 많은 나라에서 우리에게 팔 물건을 만드는 수 많은 공장이 이들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치는 웬만한 대륙보다 크다. 우리의 적자는 점점 더 커질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걱정해야 할까?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4조달러를 빚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닌가? 그럴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아니,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우리가 그 돈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미국에서 4조달러 이상의 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자본이 전세계를 돌며 높은 수익을 쫓을 때, 그 중 상당 부분은 미국의 주식시장에서 투자된다.

백만달러가 어떤 기업의 주식에 일주일이나 한달 투자되면, 그 회사 가치는 1억 달러 이상 높아질 수도 있다. 미국에 들어오는 달러는 시장에 흡수된다. 그 결과 좋은 기업들의 자본 비용은 낮아진다. 그 4조 달러는 7조, 8조, 혹은 9조 달러가 되었을 수도 있다. 누가 알겠는가? 어쨌든 더 커진 것은 분명하다.

경제학자들은 우리가 무역 적자를 기록한다고 주장하겠지만, 실제로 우리는 마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돈이 빛의 속도로 국경을 넘나드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결국 수익만이 중요하다.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비용을 뺀 마진 즉 수익이 얼마인가 하는 점만이 교역에서 진짜로 중요한 점이다. 1달러 수익을 올리는 아이디어 하나와 5센트 수익을 올리는 물건 다섯 개를 바꾸는 것, 바꾸겠는가? 나는 기꺼이 바꿀 것이다. 매일 그런 거래를 할 것이다.

 

미국이 지적재산에 초점을 맞추기만 하면, 그 '빚'을 갚을 필요가 없게 된다. 외국인이 우리의 지적재산을 사고, 우리의 수익을 쫓으면서 결국 적자의 크기는 줄어들 것이다. 장기적으로 달러는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누가 달러에 신경을 쓰겠는가? 그것은 경제학적 개념에 불과하다. 진정한 부는 수익이 만드는 것이지, 화폐를 찍어내는 기계가 만드는 것이 아니다. 화폐는 대개 상대적인 이자율에 따라 거래가 된다. 이것이 소로스와 타이거 펀드의 성공비결이었다.

기존의 일반적인 경제학은 환율을 통한 무역수지 불균형을 강조한다. 무역 적자를 기록하면 화폐 가치를 낮추어 우리 상품을 경쟁력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이같은 이론은 지적재산의 경제에서는 결함이 있다. 달러의 가치를 낮추면 돈은 들어와 좋지만, 우리의 지적재산이 너무 싸진다!

이제는 상황이 거꾸로다. PC제조사는 환율이 얼마이든 윈도우xp를 사야한다. 달러의 가치가 높아지면 중국인, 태국인, 유럽인은 윈도우를 사기 위해 위안, 바트, 유로를 더 많이 써야한다. 달러의 가치를 낮춘다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를 더 많이 파는 것은 아니다. 윈도우에는 대체품이 없기 때문에 아무 상관이 없다. 오히려 달러가 높아져야 외국인들이 자국 화폐를 더 많이 내기 때문에 미국의 적자가 줄어들 수도 있다.

IMF의 발표에 따르면 1994년 외국인들은 미국의 장기채 중 11퍼센트를 소유했다. 2001년 말에는 18.3퍼센트로 올라갔다. 외국인들의 주식 소유는 7퍼센트에서 12.4퍼센트로 높아졌다. 하지만 주식시장 자체는 불황의 바닥에서도 같은 기간에 배이상 커졌다. 따라서 외국인들의 지분이 높아졌어도 미국은 더 부자가 되었다. 결국 더 부유해졌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언제가 저수익의 산업이 해외로 이전하거나 문을 닫으면서 미국의 마진은 더 높아지고, 그 결과 미국 경제의 현금흐름은 플러스가 될것이다.

내 말이 엉터리 경제학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산업혁명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에게만 그럴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워싱턴과 뉴욕에 살지, 실리콘밸리에 살지 않는다. 마진에 대한 문제에서는 경제학자들이 할 말이 없다.

도시바가 인텔의 펜티엄과 마이크로 소프트의 윈도우에 액정화면을 붙여 노트북으로 만들어서 팔겠다면 팔라고 두어라. 사실 그들은 그렇게 해야한다. 그들은 그런 식으로 세계경제에 공헌을 하는 것이다. PC의 전체 마진은 400달러 가량인데, 그 중 350달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을 비롯한 미국 회사들에게 돌아간다. GM이 똑같은 노트북을 만든다면 가격과 무게는 엄청나게 높아질 것이다.

소니가 수익이 0에 가까운 것을 감수하고도 거대한 대형 TV를 만들려고 한다면, 외 막아야 하는가? 오히려 권장해야한다. 그들은 중국 서부의 어두운 변방으로 가서 값깐 노동력으로 반제품을 만들고, 그것을 일본으로 가져와 완제품으로 조립한다. 왜 그런가? 그렇게 해야 소니의 직원들에게 일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헐리우드의 영화사를 사들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무엇이든 가치를 부가할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니와 샤프의 TV를 팔아 생긴 돈으로 일본 아이들이 KFC나 맥도널드에 갈 수 있고, 윈도우98을 윈도우 ME나 윈도우XP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도록 놔두어라.

하지만 잘못된 기존의 통념을 고수하는 정책 결정자들의 능력은 절대로 과소평가하지 말라. 현대 미국에는 과거 영국의 '옥수수 법'과 같은 농업법, 섬유 쿼터제, 간헐적인 철강 관세 등이 있다. 이것은 자동차를 불태우는 사람들만큼이나 어리석은 것이다. 우리는 마진이 흑자이기 때문에, 거대한 무역적자라고 해도 괜찮다. 외국의 소비재가 들어오게 하라. 관세나 쿼터제, 미국기업에게 주는 보조금 같은 것은 우리 경제를 다시 산업시대로 돌려보낸다. 이런 것은 필요없다. 외국인들은 땀을 내면서 우리를 즐겁게 하기 위해 거생하며, 그 대가로 우리의 지적재산을 가져간다.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변화사냥꾼(Running Money), 앤디 케슬러(Andy Kess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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